자승스님 입적에 할 말 잃은 불자들…"이유라도 속시원히 알았으면"

조계사에 전국 각지에서 추모 인파 몰려…"너무 놀랐다"
자승스님 생전 유언장 공개…종단에 전하는 당부 담겨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 마련된 자승스님 분향소에 추모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23.12.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장성희 기자 =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학생 불자 만나서 행사도 하셨잖아요. 너무 갑작스러운데, 지금은 슬픔보다도 놀라움이 더 큽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참 안타까운데…"

1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만난 최모씨는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최씨는 비보를 접하고 조계사를 찾았지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종단을 위해 열심히 일 하셨던 분"이라며 "소식을 듣자마자 가슴이 철렁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쯤 조계사에는 300여명의 불자가 스님을 추모하기 위해 모였다. 대웅전에서 열린 법회에 참석한 신도들은 스님의 사진을 보면서 연신 고개를 숙였다. 미처 대웅전에 들어가지 못한 시민들은 바깥에서 대웅전을 바라보며 합장했다. 국회의장부터 국회의원, 국무위원 등 각계에서 보낸 화환도 줄을 이었다.

자승스님은 지난달 29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 안성시 칠장사 요사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계종 측은 자승스님이 스스로 몸을 불살라 공양하는 '자화장'을 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검시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인데 폐쇄회로(CC)TV에 다 녹화되어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합니다"는 종이가 발견됐는데 스님이 쓴 것으로 추정된다.

자승스님은 지난 2009년 조계종 제33대 총무원장으로 선출되고 2013년 연임에 성공했다. 총무원장은 조계종의 지도자다.

이날 스님을 추모하기 위해 조계사를 찾은 신도들은 대체로 "이유를 속 시원히 알지 못해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A씨는 "김장하다가 답답한 마음에 조계사를 찾았다"며 "불자로서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정자씨(70)는 자승스님에게서 받은 염주를 꼭 쥔 채 기도하고 있었다. 그는 "가슴이 철렁한 정도가 아니고 아예 내려앉았다"며 "왕생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계종이 이날 남긴 유언장에는 동료 스님과 종단에 대한 당부가 담겨 있었다.

자승스님을 추모하기 위해 조계사에 모인 신자들/ 뉴스1 ⓒ News1 장성희 기자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