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살 공무원 유족, 유엔 北인권보고관에 진상조사·유엔연설 요청

"살몬 보고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답변"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오른쪽)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유엔인권사무소에서 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악수하고 있다. 2022.9.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유족들이 3일 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을 만나 '남·북·유엔 3자 협의체'를 통한 진상조사와 유엔 연설을 요청했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씨의 친형 이래진씨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글로벌센터에서 살몬 보고관과 1시간가량 면담했다.

이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유엔 연설을 통해 자유 시민이 북한의 만행을 알릴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면서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하고 있고 (유엔 연설을 통해) 핵무기보다 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보고관에게 일반인이 유엔에서 연설하려면 상당히 힘들고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알지만, 이번 기회에 '유엔의 존재 이유를 확실하게 보여달라'"고 여러 차례 유엔 연설에 대한 뜻을 전달했다고도 했다.

이씨는 유엔 연설을 추진하기 위해 "동생 장례식 후 통일부·외교부 장관을 면담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러시아·중국 대사를 만나고 납북자 문제를 알리려는 일본 방미단도 접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살몬 보고관이 '전임 보고관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받았고 힘들겠지만 (유엔 연설이 현실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이와 함께 살몬 보고관에게 남·북·유엔 3자 협의체를 통한 진상조사와 북한 규탄 국제포럼 개최 등도 함께 요청했다.

아울러 고인의 월북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인천해경 수사 결과 통지서'와 자진 월북을 담고 있는 해경 중간수사가 유족에 대한 인권침해라고 명시한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 등의 관련 자료를 살몬 보고관에게 전달했다.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오른쪽)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유엔인권사무소에서 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왼쪽 두 번째)과 대화하고 있다. 2022.9.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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