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집 나서도 회사 지각…경기도민 서러운 '나의 폭우일지'
빗길 도로 통제·지하철 운행 차질에 1~2시간 더 소요
"안그래도 먼 거리, 새벽잠 설쳐도 제 시간 도착 험난"
- 김동규 기자, 임세원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임세원 기자 = "수원에서 을지로입구역까지 버스 타고 출근했는데 평소보다 10분 더 걸렸습니다. 지각은 안 했지만 늦을까봐 불안했습니다."(30대 직장인 이모씨)
"동탄에서 강남역으로 출근하는데 평소보다 15분 정도 더 걸렸습니다. 화요일 1시간이 더 걸린 거보다는 낫지만 걱정이 됐습니다."(40대 직장인 최모씨)
이틀간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에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은 '나의 해방일지'를 실감해야 했다. 도로통제로 버스는 고속도로에 멈춰서 있었고 지하철 역시 운행차질로 1~2시간은 더 걸려서다.
다행히 10일 수도권 비가 소강상태를 보여 대량 지각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학습효과'로 대부분 직장인들은 30분 이상 출근시간을 앞당겼다. 출근길 내내 '지각'에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일부는 자신의 처지가 TV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주인공과 닮았다는 공감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드라마에는 주인공 삼남매가 경기도 끝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애환이 담겨있다.
이날 오전 8시쯤 강남역 근처 버스정류장에서는 경기도 광역버스에서 하차한 직장인들이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일부는 비가 내리지 않자 우산을 가방에 넣기도 했다.
직장인 김광식씨(40)는 "어제는 폭우로 재택근무를 했는데 오늘은 평소보다 30분 정도 일찍 수원 집에서 나왔다"며 "제 시간에 출근해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 화성에서 강남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김주현씨(24)도 "월·화요일은 비가 많이 내리고 버스가 제때 안 와 힘들었다"며 "어제 출근이 힘들어 불안했는데 오늘은 평소와 출근 시간이 비슷했다"고 말했다.
동탄2신도시에서 강남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최모씨(45)도 "어제는 재택근무를 했는데 오늘은 출근한다"며 "평소보다 15분 일찍 나왔다"고 전했다.
같은 시각 을지로입구역 1번 출구 앞 정류장에서도 수원, 서판교, 동탄 등지에서 온 버스에서 내리는 직장인들이 분주하게 발길을 옮겼다.
화성시에 거주하는 30대 유모씨는 "평소보다 30분 일찍 나왔다"며 "한남대교에서 조금 막혔지만 고속도로는 평소보다 원활해 지각을 안 했다"고 밝혔다.
수원에서 온 30대 직장인 이모씨도 "수원에서 오전 7시10분 버스를 탔는데 평소보다 10분 더 걸렸다"며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있어 조금 막힌 거 말고는 정체가 거의 없었다"면서 사무실로 향했다.
수원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온 50대 직장인 박모씨도 "7시30분 버스를 탔는데 평소보다 10분 더 걸렸다"며 "일기예보에서 비가 안 온다고 해 버스를 탔는데 혹시 오늘도 비가 오지 않을까 불안했다"고 말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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