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보내버리나"…설민석 하차시킨 고고학자, 이번엔 유현준 저격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왼쪽), 곽민수 한국 이집트학 연구소장. (부산시청 제공, EBS 갈무리) /뉴스1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왼쪽), 곽민수 한국 이집트학 연구소장. (부산시청 제공, EBS 갈무리) /뉴스1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이집트 고고학자인 곽민수 한국 이집트학 연구소장이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의 글이 사실관계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8일 곽 소장은 자신의 SNS에 "어제부터 화제가 되는 유현준의 책을 읽어봤다"며 "널리 회자되는 사람에 대해 궁금해질 때는 그 사람의 책을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오늘 오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읽은 것은 <공간이 만든 공간>이라는 책이었다. 근사한 제목이 눈길을 끌었는데, 특히 2장 '문명을 탄생시킨 기후 변화'는 내 전공과도 관련 있는 장이었기에 특히 더 관심이 갔다"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곽 소장은 "내가 읽을 수 있었던 건 딱 이 2장까지였다"고 했다. 그는 "저자는 단편적인 사실적 근거를 토대로 꽤 진취적인 논리적 도약을 시도하는 것 같았고, 그런 '도약적 사유'는 내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며 "그가 도약적 사유의 전제로 삼고 있는 사실적 근거들 가운데는 그 사실관계가 정확하지 않은 것들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 교수가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에서는 기원전 9500년경부터…. 그리고 중국에서는 기원전 2500년경부터 농경이 시작됐다"고 한 부분에 대해 "문제의 여지가 상당한 문장"이라며 "최초의 농경이 확인되는 공간은 터키 동부-시리아 북부 지역이다. 이 지역은 유프라테스강 상류와도 관계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메소포타미아'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쌀농사와 관련된 최초의 사례는 기원전 5700년경의 중국에서 확인된다"고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또 유 교수가 "지구 온난화는 인류가 농사를 짓게 했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최신의 고고학적인 연구는 농사가 시작된 배경을 저자의 말과는 정반대로 설명한다"며 "현대 고고학은 온난화 직후 한랭한 시기가 시작되자 수렵과 채집을 통한 식량 확보가 어려워졌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식량 생산이 가능한 농경과 목축을 생계경제의 수단으로 능동적으로 선택한 것으로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곽 소장은 유 교수가 쓴 "인류 최초의 도시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만들어진 우루크라는 도시다", "농업을 위해 수렵 채집보다 2000배가량 높은 인구밀도를 가진 공간을 만들어서 인류는 지능 상의 큰 변화를 만들게 된다" 등의 문장에 대해서도 오류가 있다고 꼬집었다.

곽 소장의 글을 본 누리꾼들은 "설민석에 이어 유현준도 담그시려고…", "참으로 곱고 바르게 까시는 애굽민수님" 등의 반응을 남겼다.

앞서 곽 소장은 지난 2020년에도 한국사 강사 설민석의 오류를 조목조목 짚어낸 바 있다. 설민석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이집트 편에서 사실관계가 틀린 내용으로 강의했다가 곽 소장의 지적으로 엉터리 강의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다른 영상의 강의 내용에서도 역사 왜곡 논란이 이어졌고 석사논문 표절 문제도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설민석은 방송에서 하차했다.

한편 유현준 교수는 '알쓸신잡2', '알쓸별잡' 등 여러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기를 얻었으며, 136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이기도 하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