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안부 몰래 '비화폰' 사용…행안부 장관 첫 사례
사임 직후 대통령경호처 반납…비화폰, 통상 부처에 사용 보고
- 박우영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내란 혐의로 고발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근무 기간 소속 부처에 알리지 않고 비화폰(보안 휴대전화)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내란 사태' 당시 주요 피의자들이 비화폰으로 계엄을 모의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이 전 장관의 비화폰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윤건영 더불어 민주당 의원이 행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최근 사임 직후 대통령경호처에 비화폰을 반납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달 8일 사의를 표명 윤 대통령이 같은 날 이를 수용하며 직에서 물러났다.
비화폰 사용 현황을 소속 부처에 알리는 관행과 달리 이 전 장관은 행안부에 알리지 않고 기기를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행안부는 비화폰이 대통령경호처에 반납되고 나서야 관련 사실을 인지했다는 입장이다. 이 전 장관이 역대 행안부 장관 가운데 비화폰을 사용한 첫 사례라는 점도 확인됐다.
비화폰은 도·감청과 통화 녹음이 불가능한 휴대전화로 대통령경호처가 관리한다. 통화내역 등도 대통령경호처 소관 사항이다.
내란 혐의를 받는 조지호 경찰청장이 비상계엄 때 윤 대통령과 비화폰으로 수시 소통한 정황이 드러나며 최근 비화폰이 '내란 세력'의 소통 채널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청은 2023년 경찰청장 비화폰을 폐기했으며 조 청장의 비화폰에 대해서는 사전에 알지 못 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건영 의원은 "그간 비화폰을 사용하지 않던 행안부 장관이 부처도 모르게 이를 사용했다는 것은 불법 계엄 등 내란 범죄와의 연관성이 상당히 의심된다"며 "비화폰 지급 사유, 경로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alicemun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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