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안 찾아도 돼요"…구조견 은퇴식 영상에 두 번 감동한 이유
한국인명구조견협회, 구조견 은퇴식 열어
훈련사가 반려견 양성…함께 활동 후 은퇴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구조견이 은퇴 후 입양처를 찾지 않아도 된다니 정말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일입니다."
"얼굴에 난 하얀 털들이 그간의 희생과 시간을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최근 한국인명구조견협회 회원이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은퇴식 영상에 수백명이 공감한 댓글 내용이다. 꽃목걸이를 목에 건 구조견들이 나란히 단상에 서 있는 해당 은퇴식 영상은 조회수 46만회, 좋아요 4만6000개 이상, 댓글 850여개를 기록하며 응원을 받았다. 특히 누리꾼들은 구조견의 은퇴 후 생활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7일 한국인명구조견협회(회장 유병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광진구 한국애견협회센터에서 협회 소속 인명구조견들의 은퇴식을 진행했다. 지난 1999년 협회가 설립된 이후 두 번째로 열린 은퇴식이다.
은퇴식에서는 총 10마리 개에게 화환과 공로패를 전달하는 행사와 함께 세상을 떠난 구조견들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비영리단체인 한국인명구조견협회는 한국애견협회 소속 훈련사들이 자신의 반려견을 구조견으로 양성해 실종자 구조·수색 봉사에 참여한다. 따라서 군견이나 탐지견 등 국가기관에 소속된 특수목적견처럼 은퇴 후 남은 생을 가정에서 돌봐줄 가족을 찾아주지 않아도 된다. 현재 약 60여명 회원이 반려견과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 은퇴한 구조견은 △이태원 씨의 반려견 팀파니와 이케 △이재연 씨의 반려견 이설과 이호 △김상인 씨의 반려견 마루 △채정아 씨의 반려견 말리와 엠제이 △신동균 씨의 반려견 수원 △구슬기 씨의 반려견 후치 △오은숙 씨의 반려견 루이스다.
이날 협회 회원들은 코로나19 시기에 은퇴식을 열지 못한 사이 노환으로 세상을 떠난 구조견 RD와 군도, 칸을 영상으로 추억하는 시간도 가졌다.
협회에 따르면 구조견은 매년 적게는 10회에서 많게는 30회까지 실종자 수색을 위해 출동한다. 구조 활동은 실종 신고된 장소에서 구역을 여러 개로 나눠 동시에 찾아야 하므로 출동해서 수색 활동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실적이다.
구조견의 은퇴 시기는 보호자가 반려견의 상태를 보고 결정한다. 보통 반려견이 건강하다면 약 7~8년 정도 활동한다.
박은이 한국인명구조견협회 총무는 "협회 회원들은 어떤 보상이나 지원 없이 훈련사로서의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기 위해 봉사에 참여해 많은 분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왔다"며 "SNS에 올린 은퇴식 영상을 보고 응원해 주시고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은 소망도 전했다. 그는 "자살한 실종자 발견 시 봉사자들이 트라우마를 겪곤 한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활동을 위해 사람을 위한 심리 지원과 수색 활동에 참여한 구조견을 위한 의료 지원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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