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구 예산안 민주당 기습적 수정 가결…재의요구할 것"
이성헌 구청장 "사상초유의 일, 의회 파행"
평생학습·동시설 개선·복지 등 80억원 이상 삭감
- 박우영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서대문구는 2025년도 구 예산안이 '서대문구의회 제304회 제2차 정례회' 마지막 날인 20일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기습적으로 수정 가결됨에 따라 재의 요구를 할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2025년 예산안은 앞서 구의회 각 상임위원회(12월 3일∼12월 10일)와 예산결산위원회 예산심사(12월 11일∼12월 16일)를 거쳐 여야 합의 속에 '최종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12월 17일) 후 확정됐다.
그러나 20일 오전 예정했던 폐회식이 미뤄지고 열린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기습 발의한 수정동의안이 기존 여야합의안을 대신해 그대로 가결됐다. 민주당은 서대문구의회 15석 중 8석을 차지하고 있다.
서대문구는 '서울시 서대문구의회 회의규칙'에 따른 예결위 심사를 거치지 않은 수정동의안 가결을 '날치기 통과'로 규정하고 재의를 요구하기로 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님들의 비상식적인 예산안 의결권 행사가 의회 파행과 주민 피해로 이어질까 우려된다"며 "여야를 떠나 구의회가 주민의 일상을 책임지는 본질적 역할에 충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의 민선 8기 신규 추진 사업에 대한 표적 삭감 의혹이 짙다는 것이 서대문구 주장이다.
이번 수정안 가결로 △주민 평생학습 및 커뮤니티 공간 지원과 각 동 마을축제 지원 사업비 등 31억 4600만 원 △도로시설 유지보수 및 각 동 시설 개선 사업비 등 23억 4100만 원 △어르신 일자리 및 저소득 어르신 생활 지원 사업비 등 11억 1000만 원이 감액됐다.
장애인 지원, 복지 사각지대 발굴, 아동 청소년 지원, 금연 지원, 정신건강 보건 등을 위한 사업비도 감액 명단에 포함됐다.
아울러 △올해 4개 전국대회를 모두 석권한 '서대문구청 여자농구단' 운영비 8억 4800만 원 △내외국인 150만 명이 방문하며 세계적 힐링 명소로 급부상한 '카페폭포 한류문화체험관' 조성 사업비 10억 원 △주민 문화 예술 향유를 위한 '클래식 공연' 예산 2억 9000만 원이 전액 삭감됐다.
구는 민주당의 한 의원이 '서대문구가 교육경비와 노령연금 예산 10억 원을 삭감해 이를 농구단 운영비로 증액하려 한다'고 주장해온 것과 관련해서는 "더불어민주당 구의원들이 예결위 계수 조정을 통해 해당 예산 10억 원을 삭감했음에도 마치 구가 농구단 운영을 위해 삭감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구 관계자는 "이번 사례와 같이 구의회 본회의에서 각 상임위 및 예결위 합의를 무시한 채 수정동의를 남발한다면 위원회 제도가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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