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비 털어 집회 '키즈 버스' 설치한 엄마…"육아하며 역사의 현장 함께"

(촛불행동 X 갈무리) /뉴스1
(촛불행동 X 갈무리) /뉴스1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현장에 영유아 보호자를 위한 '키즈버스'를 설치한 시민이 화제에 올랐다.

10일 '촛불행동' X(옛 트위터)에는 16개월 아기를 키우는 서울 시민 '지우맘'이 집회 현장에 '키즈버스'를 설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7일 집회에 참여했다는 지우맘은 "유모차도 들어갈 수 없는 엄청난 인파 속에서 기저귀 갈 곳, 간식 먹일 곳 찾느라 힘들었다. 아이도 오래 안겨있는 걸 힘들어해서 집에 빨리 갈 수밖에 없었다"며 아기 엄마로서 집회 참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두 번은 참가 못 하겠다 싶으면서도, 또 한 번 애 데리고 갈 용기는 내보고 싶어서 하루밖에 못 빌렸지만 버스 한 대 빌려봤다. 우리 아이 500일 기념 여행비를 털었다. 어차피 이 시국에 무슨 여행인가. 같은 처지인 분들과 우리 아이들 바람이라도 피하고 기저귀라도 편히 갈아보자"며 키즈버스 사용을 독려했다.

끝으로 그는 "같은 마음인 영유아 부모님들에게 용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위치는 당일 기사님과 상의해 보려고 하고, 장소를 알려드려야 해서 오픈채팅방을 만들었다. 우리 아이들도 안전하게 돌보고, 역사의 현장에도 함께하자"고 전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너무나 존경스럽다. 지우야 500일 축하하고 엄마처럼 멋있는 어른 되길 바란다", "온 국민이 지우의 500일을 축하하겠다, 눈물 난다", "너무 멋진 엄마, 정말 감사하다. 우리나라에 멋진 사람 참 많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현장 인근 식당과 카페에는 선결제 기부 행렬이 이어지는 등 시민들의 선행이 끊이지 않고 있다. 10일 X에는 한 50대 남성이 국회의사당 인근 빵집에 익명으로 커피 500만원어치를 선결제한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