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이름 '신호동'으로 짓겠다는 시부모…싫은 뜻 비치자 "내 손주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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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곧 태어날 손주 이름을 직접 짓겠다는 시부모와 갈등 중이라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12월 말 출산을 앞둔 A 씨는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놨다.

A 씨는 "아이 성은 신 씨이며 남편은 가운데 '호'자 돌림으로 지었으면 해서 생각 중이었다. 남편은 삼 형제 중 막내인데 큰아주버님, 둘째 아주버님 두 분 다 첫째 아이 이름 가운데가 '호'다. 그거까진 이해할 수 있고 괜찮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큰형님이 아이 옷, 물품을 물려주실 겸 해서 시댁에서 저녁을 먹게 됐다. 시아버지가 말씀하시길 아이 이름을 '신호동'으로 지으면 어떻겠냐더라"고 했다.

그는 "듣자마자 '신호등'이 떠올랐다. 첫째 조카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가수 이무진의 '신호등' 노래를 부르더라. 그래서 저도 '너무 신호등 같지 않나요' 하며 웃어넘기려고 했다. 그러자 시아버지는 '그런 줄 알고 있으마'라며 못 박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큰형님도 웃으시며 '아버님 그건 이상하죠' 하는데 남편이랑 큰아주버님은 '좋다'며 웃었다"라고 했다.

이 일로 A 씨는 남편과도 갈등 중이다. 남편에게 "신호동이 뭐냐"고 묻자 남편은 갑자기 언성을 높이며 "나중에 애가 놀림 받아서 싫다고 하면 그때 바꿔줘도 된다. 뭐가 중요하냐"라며 개의치 않았다.

방에 있던 시부모도 다투는 소리를 듣게 됐다. 시아버지는 "아직 이름 갖고 그러냐. 네 아들이냐? 내 손주지. 손주 이름 내가 짓겠다는데"라며 언성을 높였다. 시어머니도 "장손도 아니고 이름 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남편이랑 시아비 기분 거스르냐"고 못마땅해했다.

A 씨는 "그 와중에 저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버벅거린 게 너무 속상하다. 왜 그 상황에 내가 당황하고 놀랐는지. '신호동'이라는 이름 듣자마자 '신호등'이 안 떠오르나. 솔직히 호동이라는 이름도 제 마음엔 들지 않는다. 아이 이름을 제 마음에 드는 걸로 짓는 게 맞는지 싶기도 한데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라고 하소연했다.

누리꾼들은 "좋은 이름이면 시아버지나 남편 이름을 신호동으로 개명하라 그래라", "이름짓기 저대로 하면 앞으로의 모든 대소사는 시아버지 마음대로일 거다. 독하게 마음먹고 밀고 나가야 한다", "네 아들이냐고? 내 손주라고? 남편은 그 소리 듣고도 가만히 있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