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딥페이크 영상 등장한 시의회…여의도선착장 사업에 '고성'
지구당 부활 주장엔 "돈으로 정치하겠다는 것" 비판
이재명 '기본소득'에 "단순무식" 재차 주장
- 이설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의원님 제가 분명히 퇴로를 열어드렸습니다. 더 이상 오바하지 마세요."
오세훈 서울시장은 19일 오전 열린 서울시의회 제327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여의도 선착장 조성 및 운영 사업 문제를 지적한 박유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평3)에게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여의도선착장에 투입되는 사업비가 총 300억 원 규모임에도 법인이 아닌 개인인 사업자 김모 씨가 따냈고, 완공일마저 미뤄졌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이 사업자가 한강에 배를 두 척 더 띄우겠다면서 여의도 선착장을 만들겠다, 둔치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해서 화답한 것"이라며 서울시의 본사업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어 "서울시는 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해줬다고 이해하면 된다"며 "사업이 늦어진 것도, 자금조달이 부실한 것도 저 회사가 조급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재차 "민간 기업이 돈을 쓴 거니, 서울시는 알 바 아니라는 건가"라고 묻자, 오 시장은 "그렇게 얘기한 적 없다"며 "손해는 민간이 보는데 우리가 감독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오 시장은 "못 알아듣는 겁니까, 안 알아듣는 겁니까", "공모사업 형식만 빌린 것" 등 대답하면서 박 의원과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어 질의순서인 김형재 의원(국민의힘, 강남2)이 재차 오 시장에게 발언권을 주자 오 시장은 "민주당 시의원들이 흠집을 내는 데 집착하시는 거 같다"며 "시민, 시정을 위한 질의가 아니라 어떻게든 상대방을 흠을 내겠다는 마음으로 임하는 게 느껴진다"고 꼬집었다. 이에 객석에 있는 일부 시의원들이 큰 소리로 항의하기도 했다.
이날 시의회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얼굴로 만들어진 딥페이크 영상도 등장했다. 영상을 만든 윤영희 서울시의원(국민의힘)은 "제가 이 영상을 1분도 안 돼서 만들었는데, 심지어 무료였고 너무 쉽고 너무 빨랐다"며 심각성을 알렸다.
오 시장은 '딥페이크' 범죄 관련 "서울시는 디지털성범죄센터에서 최초로 AI 프로그램을 도입했는데 기대 이상"이라며 "과거 같으면 사람이 일일이 수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지워놓으면 바퀴벌레처럼 튀어나오는, 이런 상황이 끊임없이 발생했는데 지금은 AI가 대량으로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인격권이 철저히 보호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행정감사로 밝혀진 서울교통공사 노조 간부들의 비위 행위에 대해선 "그동안 노조 힘이 지나치게 강화되다 보니까 도덕적 해이가 발생했다"며 "교통공사는 그동안 관행처럼 사실상 방치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칼 들이댄다는 생각으로 항의하는 거 같은데, 저는 국민 법 감정이 용인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시장은 '시보 떡', '모시는 날' 같은 공무원 문화가 없어져야 한다는 윤 의원의 지적에는 "100%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제도화하는 것은 엄금하겠다"며 "어느 정도 융통성이 발휘돼야 하는 건 맞기 때문에 그런 점을 충분히 감안하겠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국회에서 논의 중인 지구당 부활 문제 관련 질의에선 "당대표가 되면 당을 장악하고 싶어 한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동시 저격하기도 했다.
그는 "지구당 부활은 정치자금법 등 정당을 슬림화한 예전 노력을 되돌리는 것"이라며 "그냥 이해관계 때문에, 다시 말해 국민 돈으로 정치하고 싶다. 세금으로 하고 싶다. 후원받아서 하고 싶다. 차라리 이렇게 말하는 게 솔직한 거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오 시장은 디딤돌소득과 비교되는 이재명 대표의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아무 대가 없이 일정 금액이 매달 들어오는데 누가 열심히 살겠느냐"며 "그래서 제가 단순무식하다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디딤돌소득에 대해선 "지금 재원이 더 필요한데, 어느 정도까지 소득 기준을 설정해야 할지, 적절한 선을 찾는 게 남은 숙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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