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로 산 TV 화면 '얼룩덜룩'…"판매자, 어두운 영화 켜서 숨겼다" 분통

(보배드림 갈무리)
(보배드림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중고 거래 앱으로 TV를 구입한 누리꾼이 하자를 숨기기 위한 판매자의 꼼수에 속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중고 거래 좀 씁쓸하네요. 중고 거래할 때 알아야 할 게 많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왠지 모르게 모든 일이 잘 안 풀리는 중에 집 이사를 했다. 방에 놓은 TV를 사려고 하는데 형편이 그리 마땅치 않아 당근마켓에서 중고 TV를 구매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직접 찾아갔고, 1층에서 판매자분이 기다리고 계셨다.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판매자 집 앞으로 갔다. 문밖에 리드선으로 TV 전원을 켜놨더라"라고 전했다.

그는 "USB에 영화까지 담아서 저한테 보여주는데 별 이상은 없어 보였다. 이게 문제였다. 영화는 '배트맨'이었는데 상당히 어두운 장면이었고 영화 중간쯤이었다. 아파트 조명도 어두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충 보고 잘 나오겠지 하는 생각으로 돈을 송금했다. 근데 집에 와서 설치하고 이것저것 설정을 하다 보니 화면에 검은 부분이 많이 보이더라. 화면의 LED 백라이트가 나가 있더라"라고 말했다.

A 씨는 판매자에게 "백라이트가 너무 많이 나간 것 같다. 환불을 해주는 게 어떻겠느냐"라고 물어봤다. 그러나 판매자는 "확인했고 수락해서 구매한 게 아니냐. 나는 환불을 해줄 수 없다"라고 거절했다.

A 씨는 "맞는 말이긴 하지만 이 정도로 백라이트 나간 게 거기에선 왜 표시가 안 났을까 하는 생각에 어두운 영화나 화면을 켜니 티가 안 나더라. 그때 생각했다. 일부러 어두운 장면을 보여줬구나 싶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답답한 심정에 몇 번이나 채팅으로 환불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경찰서에 신고하러 갔다. 조사관님의 답변은 '비대면 거래가 아니었고 직접 확인한 뒤 구매했기 때문에 사기나 다른 어떤 죄목으로 기소할 수 없다'였다. 제품에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걸 제가 증명해야 한다는데 방법이 없다더라"라며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제가 멍청한 거 맞다. 그래도 뭔가 모를 씁쓸함은 어쩔 수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사기꾼이네 완전", "저걸 안 버리고 판다고?", 백라이트 수리했던 제품 같다. 이렇게 얼룩덜룩한 것은 아마 초보자가 수작업으로 LED 칩셋을 교체했거나 도광판 시트지가 제대로 덮어지지 않은 것 같다. 그냥 버리지 마시고 모델명에 맞는 백라이트 사서 직접 교체해 보시는 것도 방법이다", "쓸 수 있는 걸 팔아야 하는 데 못 쓰는 거, 돈 내고 버려야 하는 걸 파는 사람들이 꼭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