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쪽이상담소 영상 본 설채현도 경악…"강아지가 안 죽은 게 다행"

설채현 놀로 원장 "디스크 등 심각한 상해 우려"
강성호 애견연맹 위원장 "체벌 아닌 가학행위"

강아지를 목줄에 매달아 훈련하는 영상(왼쪽)에 대해 설채현 수의사가 일침을 가했다. ⓒ 뉴스1 /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강아지가 안 죽은 게 다행입니다."

설채현 동물행동 전문 수의사(놀로 원장) 등 반려동물 전문가들이 최근 동물학대로 논란이 되는 유명 유튜버의 훈련 영상을 보고 경악하며 비판에 나섰다.

7일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출연자 설채현 수의사는 유튜브 댕쪽이상담소 채널에서 목줄을 강하게 당겨 매다는 방식으로 훈련한 영상에 대해 "강아지가 안 죽은 게 다행이고, 다치지 않았다면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설채현, "디스크·골절·뇌진탕 등 발생할 수 있는 방법"

설채현 수의사는 "해당 훈련사가 사용하는 방식이 일으킬 부작용이나 대체할 방법이 있다는 문제는 차치하고, 효과가 있더라도 동물에게 사용하면 안 되는 방식"이라며 "생명을 앗아갈 만큼 심각한 상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에서 목줄을 이용한 처벌적 훈련 기법으로 뇌 손상을 입은 개(강아지)의 사례를 소개했다.

목줄을 이용한 처벌적 훈련 기법으로 뇌손상을 입은 개(강아지)의 사례(설채현 제공) ⓒ 뉴스1

지난 2013년 수의행동저널에 올라온 보고서를 보면, 보호자가 개 목줄을 잡고 개를 공중에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처벌한 사례가 나온다. 사례에서 한 살밖에 안 된 저먼셰퍼드 종의 개는 허혈성 뇌 손상이 발생해 결국 안락사 처치됐다.

설채현 수의사는 "지금 문제 되는 훈련이라 포장한 영상을 보면 소개한 사례보다 훨씬 심각한 상해를 입힐 수 있다. 목줄로 매달아 반복적으로 벽에 부딪히면서 두개골 골절, 뇌진탕, 경추골절탈구, 디스크, 늑골골절, 폐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가 필요한 것"이라면서 "동물이 다치는 게 눈에 뻔한 방법을 사용하는 게 정당화된다면 이 세상에 전문가도, 동물보호법도 필요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말이 안 통하니 개에게 폭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말이 안 통하니까 폭력을 더 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때리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고 동물도 왜 맞는지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훈련사마다 체벌 사용의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저마다의 철학과 기준으로 어떤 이들은 강압적인 방식의 훈련을 엄격히 금지하고 또 어떤 이들은 때에 따라 교육을 위해 체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댕쪽이상담소 영상에서 보인 훈련 방식에 대해서만큼은 동일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평소 체벌을 사용하는 훈련사조차 "체벌을 넘어선 가학행위"라고 선을 그었다.

강성호 한국애견연맹 위원장, "체벌 넘어선 가학행위"

강아지를 발로 차 훈련하는 장면(댕쪽이상담소 유튜브 갈무리)ⓒ 뉴스1

강성호 한국애견연맹 훈련사위원회 위원장은 "체벌을 사용한 훈련 방식은 잘못 사용하면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어 고도의 전략과 기술이 필요한데, 영상을 보면 훈련이 아니라 개를 처벌하는 것 자체가 목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체벌이 필요할 때도 있고 효과 있을 때도 있지만, 영상을 보면 체벌이 아닌 가학행위고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를 발로 차도 말만 잘 들으면 된다는 건 중세 시대에나 통용되던 인식"이라며 "동물보호와 존중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훈련 방식이 다양하게 연구·발전돼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려견을 교육하는 이유는 사람과 즐겁게 행복하게 살기 위한 것이지, 가학해서 무조건 복종하도록 만드는 게 아니다"라며 "의뢰하는 사람이나 가학 행위를 보고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문제"라고 말했다.

동물학대 논란에 지난 6일 댕쪽이상담소 김모 씨는 입장문을 올렸다. 그는 "반려견을 이유 없이 괴롭히거나 학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가족마저도 물어버리는 수준의 심각한 문제행동으로 통제하기 힘들어 고민하는 보호자들에게 의뢰받아 도움을 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해피펫]

badook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