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원에 자두 30개 '쓰레기 과일' 샀다"…경동시장서 호구 잡힌 고객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상인이 권해서 산 자두 4만원어치가 모두 썩었으나 아직 환불을 못 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요즘 뜨는 경동시장에서 4만원어치 음식물 쓰레기를 사 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28일 아는 동생과 함께 경동시장에 방문했다. 이날 두 사람이 청과물시장에서 과일을 둘러보던 중 모녀로 보이는 상인이 "이제 자두는 시즌 끝이라 없다. 4만 5000원짜리인데 4만원에 가져가라"며 자두 한 박스를 권했다.

A 씨는 "상태가 나쁘지 않아 보였다. 자두 박스는 매대 앞쪽이 아닌 뒤쪽에 있어서 가까이 들여다볼 수는 없었다"며 "자두를 좋아하는 저는 한 박스는 부담스러워서 동생과 절반씩 나눠 계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시 A 씨가 "봉지 2개를 주시면 나눠서 담아가겠다"고 하자, 상인이 직접 나눠 담아줬다고. 그렇게 A 씨와 동생은 각각 자두 한 봉지씩 들고 귀가했다.

이틀 뒤, A 씨는 동생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동생은 화가 난 목소리로 "언니 자두 먹어봤어? 사 온 다음 날 자두 먹으려고 했는데 먹는 것마다 모두 속이 상해있고, 몇 개는 썩어 쪼그라들어서 버렸다"고 토로했다.

A 씨는 "저는 경동시장에서 자두 외에 다른 과일도 사 와서 모두 냉장고에 넣어놨다"며 "동생과 통화 후 자두를 꺼내보고 깜짝 놀랐다. 이 정도일 줄 몰랐다. 우리가 4만원 주고 사 온 건 바로 과일 쓰레기였다"고 분노했다.

그가 공개한 사진 속 자두 12개는 모두 썩어 있었다. 외관은 물론 그 속까지 썩어 무른 상태였다. 한눈에 봐도 상태가 좋지 않았고 먹을 수 있는 자두가 없었다. 멀쩡해 보이는 것도 잘라보면 속이 다 썩어있었다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A 씨는 "시장에서 상자째로 봤을 땐 정말 멀쩡해 보였다. 과일 상자 위쪽은 알이 크고 멀쩡해 보이는 것들을 올려 놓고, 아래쪽엔 상하고 자잘한 것들로 채워둔 것 같다"며 "동생이 가져간 게 그나마 보기에는 멀쩡해 보였지만 속은 다 상했고, 제가 가져온 건 아래쪽에 있던 상한 자두 같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쓰레기였다"고 적었다.

이어 "정말 화가 나는 건 이 정도면 봉지에 담았을 때 분명히 알았을 거라는 점"이라며 "저희가 당한 거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상해서 버려야 할 과일을 모아서 교묘하게 정상적인 제품인 것처럼 상자에 담아 우리 같은 '뜨내기손님 한 명 걸려라'는 심보 아니었을까"라고 했다.

또 그는 "우리가 나눠 가져가겠다는 걸 직접 나눠 담아주겠다고 한 것도 이제야 이해된다"며 "자두를 약 30개 받았는데 그게 애초에 4만 5000원짜리였을까? 4만원이라고 해도 비싼 가격이다. 쓰레기를 사면서 바가지까지 당했다고 생각하니 정말 저희가 호구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울러 A 씨는 해당 가게에서 카드 결제를 꺼리는 분위기였다면서 "망설이다가 카드를 받았는데 일단 팔아야 해서 그랬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A 씨는 가게와 연락이 닿지 않아 환불을 못 받고 있다며 "이게 상습적이라면 저처럼 집에 돌아가서 화가 난 손님들이 많았을 거다. 경동시장 상인회에 연락하면 되냐? 기분 나빠서 이제 경동시장에 가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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