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 안락사에 세금 지원…조경태 "말 보호 대책 마련해야"
[국감 브리핑]말 용도 다각화 사업…5년간 14억원
퇴역마 안락사 사유 86% 치료 가능한 운동기 질환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열심히 잘 달렸던 말들의 안락사 사유를 보세요. 그야말로 용도 폐기입니다. 윤리적으로 잘못됐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한국마사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같이 지적했다.
이에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은 "경주마들의 퇴역 이후 수명을 연장하고, 안락사를 최소화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경태 의원이 한국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말 용도 다각화사업'에 투입된 국비는 약 14억원이다. 같은 기간 안락사가 이뤄진 경주마는 총 327 마리다.
말 용도 다각화사업은 승용부적합·기질·부상·노령 등 사유로 활용 가능성이 낮은 말에 대한 안락사 및 렌더링(반려동물 사료 등으로 활용) 처리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조경태 의원은 "말의 평균 수명은 최대 30세 정도지만 경주마의 경우 데뷔 후 3~5년이 지나면 안락사된다"면서 "더 황당한 것은 골절, 인대 손상 등 운동기 질환으로 안락사시키는 경우가 무려 86%로 이는 치료가 가능한 사유임에도 안락사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1인당 매년 평균 1억3700만 원 이상 어마어마한 수입을 벌어들이는 마주가 직접 본인 말의 사후관리까지 책임지도록 의무를 부과하기는커녕, 마사회가 안락사를 집행하는 주체가 돼버렸으니 참 개탄스럽다"고도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마주는 다친 말을 치료하고 관리하기 위한 비용이 부담돼 치료가 아닌 안락사를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마의 경우 필요가 없어지면 렌더링 과정을 거쳐 반려동물용 육포로 만들어지거나 안락사당한다.
조경태 의원은 한국마사회가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올해 2월 구성한 '말 복지 증진 추진 협의체'의 운영 실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조 의원은 "말 복지 증진 추진 협의체가 생긴 지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성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종합감사 전까지 내년도 말 복지 증진 추진 협의체의 계획안과 경주마·퇴역마 보호 등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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