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그런 상상을, 끔찍해"…김창완 '채식주의자' 감상평에 한강 사과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54)의 책 판매량이 계속 급증하는 가운데, 가수 김창완이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읽고선 "끔찍하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KBS Star TV : 인물사전'에는 한강이 직접 읽어주는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은 15일 기준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9위에 올랐다.
이 영상은 지난 2016년 5월 방영된 KBS 'TV, 책을 보다 - 2016 맨부커상 수상 작가 한강을 만나다'의 일부 장면을 편집한 것이다. 이 방송에서 한강은 진행자인 김창완과 마주 앉아 책을 낭독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불꽃 등 3편으로 이루어진 연작 소설이다. 채식주의자가 된 주인공 '영혜'를 바라보는 남편, 형부 그리고 언니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김창완은 채식주의자인 아내를 이해할 수 없는 '영혜'의 남편 시점에서 서술되는 파트를 읽었다.
영혜가 친정 식구들과 모여 식사하는 장면에서 식구들은 영혜에게 억지로 고기반찬을 먹이려 들었다. 특히 영혜의 아버지는 기차 화통 같은 목소리로 채근하다가 마음처럼 되지 않자 딸을 붙잡고 입을 억지로 벌렸고, 딸의 뺨을 때리면서 입에 탕수육을 밀어 넣었다.
책을 읽어 내려가던 김창완은 "안 읽을래요. 뒤로 가면 너무 끔찍하다"고 미간을 찌푸렸다. 이어 "고기를 딸 입에 쑤셔 넣고 뭐 하는 거냐. 아무리 소설가라도 그렇지, 어떻게 그런 상상을 할 수가 있느냐"고 했다.
한강은 "이 장면이 끔찍하고 불편한 건 사실이다. 세 개의 장에 이뤄진 소설에서 각자 화자의 관점에서 다시 나올 만큼 중요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책을 읽으려던 김창완은 다시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저으며 "이걸 어떻게 읽냐. 읽어야 하냐"고 재차 물었다. 한강은 "읽지 마세요. 괴롭게 해드려 죄송하다"며 웃었다.
김창완은 괴로움을 참고 책을 다시 낭독하다가 "안 읽겠다. 너무 끔찍하다"고 재차 힘들어했다.
한강은 "폭력적인 장면에 민감한 편이다. 아우슈비츠를 다룬 영화를 보면 토하거나 며칠 아프기도 하다. 가장 두려워하고 힘들어하는 게 폭력의 장면"이라며 "그런데도 그걸 돌파하기 위해서 이런 사람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이 사람(영혜)이 왜 폭력을 견디기 어려워하는지는 결국은 폭력적인 장면을 통해 말할 수밖에 없기에 힘들게 썼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달 10일 2024년 노벨문학상 발표에서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의 작품을 쓴 소설가 한강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2000년 평화상의 김대중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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