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검 조사 안내문' 10년 전 주소로…혼란 있지만 대체로 '순조'

'일본도 살인사건' 계기 도검류 전수 조사…시민들 "당연히 협조"

아파트 이웃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가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A씨는 지난 29일 오후 11시27분쯤 은평구 아파트 단지 앞 정문에서 길이 120㎝ 일본도를 휘둘러 같은 아파트 주민 40대 남성 B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2024.8.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재 김민수 기자 = 2주 넘게 이어지고 있는 경찰의 도검 전수조사가 대체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도 살인사건'이 발생한 만큼 점검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잘못된 주소지로 안내문이 배달되거나 조사 대상 도검에 대한 혼선도 일부 발생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7월 '일본도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전국에 분포한 소지 허가 도검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8월 한 달간 도검 소지 허가 후 범죄 경력 발생 여부, 가정폭력 발생 이력, 담당 지역 관서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소지 허가 적정 여부를 자세히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1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도검류 전수조사에 대다수 소지자가 협조하고 있다. 20년 넘게 도검을 모아온 60대 송천중 씨는 최근 종로경찰서에 자신이 보유 중인 도검을 신고한 후 "불법적인 일을 한 적이 없는데 전수조사를 불편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송 씨뿐만 아니라 칼집을 등에 멘 민원인 두 명이 잇따라 경찰서를 찾았다. 서울에서 검도장을 운영하는 A 씨는 "도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전수조사에 대해서 '할 건 해야 한다'는 여론"이라고 전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사건 발생 후 소지자들이 예상했다는 듯이 한둘씩 도검을 가지고 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수조사 과정에서는 일부 혼선을 빚기도 했다. 송 씨는 '날 없는 가검도 조사 대상'이라는 연락을 받고 지난 13일 경찰서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날이 없는 가검은 소지 허가 대상이 아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소지 허가 대상은 날이 서 있거나, 앞이 뾰족한 도검류"라며 일선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혼선 등을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이전 주소지로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통지문을 받았다. 그는 "이사한 지가 10년이 넘었는데 이전 주소지로 칼을 가지고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그때 이미 분실 신고를 했는데 이런 것도 공유가 안 돼 있는 것 같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번 조사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한 인터넷 카페 이용자는 지난 10일 일본도를 관할 경찰서에 반납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사건 발생 뒤 눈치가 보여서 칼날을 반납하고 왔는데 정이 많이 든 칼집과 손잡이는 소장하려고 한다"며 아쉬운 심정을 전했다.

다른 누리꾼은 "일본도 휘두른 사람을 다뤄야지 왜 애꿎은 취미 동호인들을 못살게 구는 건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현장과 소통하며 조사 과정에서 생기는 애로 사항을 점검하고 있다"며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검토하겠다"고 했다.

minj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