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벌 떠는 사람 많다"…조지호 경찰청장 후보 내정에 내부 '긴장'
"정책 전문성 높고 자기 관리 철저…후배 좀 더 품어줬으면"
"위로도 소신 발휘해 주길…지역 경찰에 관심·지원 바라"
- 박혜연 기자, 이기범 기자,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이기범 김민수 기자 = "엄격한 선생님, 엄숙한 형님 또는 삼촌 같다. 원칙 중심의 리더십으로 함께 일할 직원들은 긴장할 것 같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56·경찰대 6기)이 17일 제24대 경찰청장 후보자로 지명되자 경찰 조직 내부에 긴장이 감도는 분위기다.
조 후보자는 경찰 대표 '기획통'으로 높은 정책 이해도와 함께 강한 추진력까지 갖추고 있어 업무 능력에 관해서는 "배울 것이 많다"는 긍정 평가가 대부분이다.
경찰청 차장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9월에는 기동순찰대를 부활시키는 등 조직 개편을 주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경찰청 관계자는 "(조 후보자는) 중심지역관서 등 현행 제도를 경찰청 차장 시절부터 설계한 인물"이라며 "윤희근 현 청장과도 호흡을 많이 맞춰서 주요 정책에 있어 전문성이 있고 경찰 제도의 영속성 측면에서 (후보 지명은)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조 후보자는) 자기 관리가 철두철미하고 업무에 있어서 실수가 없다"며 "최근 이태원 참사 문제뿐 아니라 재난과 관련된 현안을 돌파하는 데 열정을 갖고 있어 경찰 조직이 이번을 계기로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엄격한 원칙주의자로 정평이 나 있어 후배들이 어려워하는 지휘관이기도 하다. 다른 서울청 관계자는 "그가 제일 싫어하는 직원은 일에 생각이나 관점이 없는 직원"이라며 "보고서 하나를 받아도 그냥 관행대로 쓴 직원은 엄청 혼내지만 설명을 제대로 하는 직원은 믿고 맡기는 식"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서울청 관계자는 "이것저것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 후배 직원들이 죽어난다는 얘기도 있다"며 "벌벌 떠는 사람이 많다고 하니 조금 더 품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찰청 한 관계자는 "직접 대면 보고를 들어가야 하는 과장급들은 벌써 표정이 어둡다"며 "아래뿐만 아니라 위로도 경찰 조직을 위한 소신 있는 발언을 해줬으면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지역 경찰의 역할을 강화해 주길 바란다는 기대도 나왔다.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경찰 활동이 사후 수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치안 유지도 한다. 지역 경찰 업무의 3분의 2는 범죄 예방을 위한 사전 조치"라며 "(조 후보자는) 서울청장도 했기 때문에 지역 경찰 역할도 잘 아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경찰관은 "형사기동대가 신설되면서 지역 경찰로 갈 인력이 많이 부족해졌는데 지역 경찰 역할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일선서 소속 경정은 "(조 후보자가) 서울청장으로 있을 때 사건의 관할을 따지지 않고 경력을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한 것은 효용이 좋은 만큼 전국으로 확대하면 좋겠다"면서 "다만 그 많은 경력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등 예산 뒷받침을 통해 제도를 정착시키는 것이 과제"라고 짚었다.
그는 또 "(조 후보자는) 위기에 닥친 시민들을 보면 근무 중이든 비번이든 가리지 않고 뛰어들어서 구하거나 범죄자를 제압하는 직원들을 많이 칭찬하면서 경찰의 자세를 특히 강조해 왔다"며 "다른 어느 때보다도 현재 경찰 조직에는 그런 마음가짐을 바로 세우는 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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