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다음 생 응원해♡'…시청역 조롱글 30대女 "희생자와 동창" 거짓말도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시청역 인근 역주행 사고 추모 현장에 놓인 도 넘은 조롱 글이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작성자 중 한 명의 신원이 특정됐다.
4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시청역 참사 현장에 놓인 조롱 글이 공유됐다. 현장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국화, 술, 편지 등이 한가득 놓여 있었다.
그중에는 희생자를 조롱하는 내용의 쪽지도 포함됐다. 여기에는 "안녕~♡ 너네 명복을 빌어. 서울의 중심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게 너무 화나지만 나 그래도 멀리서 왔다!♡ 그동안 고생 많았고 다시는 볼 수 없지만 너의 다음 생을 응원해♡ 잘가"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해당 쪽지를 작성한 인물은 본인을 30대 김모 씨라고 소개한 뒤 "사고 희생자 중 2명과 13년지기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 3일 오전 6시 30분께 사고 현장 인근에서 기자에게 종이를 빌려 직접 작성했다. 그러면서 "고인이 생전에 좋아했던 술이 소주"라며 기자에게 소주를 사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급기야 김 씨는 "5월에 다른 친구를 잃었는데 이번에 2명이나 잃었다. 사람 미치는 기분이다. 신기한 게 뭔지 아냐. 바람에 날리는 꽃이 꼭 치누같다. 내가 질문하면 꽃이 바람에 흔들린다. 이거 봐라 끄덕인다. 친구가 아직 있는 거 같다"고 했다.
또 "사고 다음 날인 2일에는 영등포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아픈 손가락인 친구들이다. 얼마나 아팠겠느냐"라고 말했다.
술에 취한 듯한 김 씨는 "이거 사고 아니다. 살인이다. 내가 밝혀낼 거다"라거나 "사람들이 제일 먼저 차에 치인 곳은 이쪽인데 왜 그보다 뒤쪽인 횡단보도 쪽에 꽃이 제일 많은 건지 모르겠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후 김 씨는 '조롱 메시지가 아니라면 오해를 풀기 위해 동창 2명이 누군지 확인해달라'고 묻자 "(희생자들은)사실은 제 지인이 아니다. 기사를 보고 같은 또래가 있고 제 지인 몇 명도 세상을 안 좋게 떠서 추모 현장에 갔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누리꾼은 "저게 고인 모독 아니면 뭐지", "저거 보고 불편했는데 태클 거는 사람 없길래 내가 이상한 건가, 저게 요즘 감성인가 어리둥절했는데 역시나 조롱이었군", "유족 입장에서는 정말 참", "정신이 이상한 사람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장에는 시청역 참사 희생자를 토마토주스에 빗대 조롱하는 편지도 있었다. 경찰은 편지를 추모 현장에 남기고 간 작성자를 입건 전 조사(내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청역 교통사고와 관련한 조롱, 모욕, 명예훼손성 게시글을 남길 경우 형법상 모욕죄와 사자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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