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모든 데이터 한 곳에 모은다…'칸막이 없는 정부' 초석

'데이터기반행정 활성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입법예고
데이터 공유 의무화…개인정보 익명처리해 활용할 근거 마련

여러 사람이 각자의 디지털 기기로 업무를 함께 하는 모습. (KT 제공)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정부가 기관별로 분산돼 관리하지 않던 모든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폭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행정에 나선다.

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데이터기반행정 활성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달 25일 입법예고됐다.

정부 부처를 비롯한 모든 공공기관의 데이터를 빠짐없이 정부 통합 플랫폼에 연계하도록 한 것이 법안의 핵심 내용이다.

그동안 정부 통합 플랫폼은 있었지만 데이터 업로드가 의무가 아닌 탓에 사실상 '통합'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행안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기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자발적으로 올린 데이터만 일부 있었다"며 "이번 법안은 칸막이 없는 행정이라는 '디지털플랫폼정부'의 핵심 전략을 위한 초석이 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법안이 시행되면 모든 기관은 별도 보관하거나 자체 홈페이지에만 공개하던 모든 데이터를 통일된 양식에 따라 정부 통합 플랫폼에 연계해야 한다. 기밀 정보만 업로드 대상에서 제외된다.

통합 데이터는 연구개발·정책수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경찰청이 행안부의 주민대피시설 현황·침수흔적도 등 재난 관련 데이터를 별도 요청 없이 한눈에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업무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또 정부 부처가 지자체별 외국인 거주 현황 자료를 토대로 지역 맞춤형 외국인 정책을 세우는 것도 가능하다.

정부는 기관 직원들이 데이터를 쉽게 찾고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데이터맵을 제공하고 데이터 분석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이 개인 정보를 익명처리해 활용할 수 있는 근거도 법안에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주요 정책을 수립하거나 정치적·경제적·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적 조사·연구 등을 행하는 경우' 기관이 개인 정보를 데이터로서 활용할 수 있다.

공공기관 간에 데이터 제공을 요청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상호간 제공된 모든 데이터는 다른 데이터와 마찬가지로 정부 통합 플랫폼에 연계한다.

공공기관이 공유데이터를 구축·관리하지 않거나 통합 플랫폼에 업로드하지 않을 경우 행안부 장관이 공공데이터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요청하도록 했다. 조정위가 결정을 내리면 공공기관은 이를 이행해야 한다.

법안은 8월 5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국무회의와 국회를 통과하면 시행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번 법안을 바탕으로 '제2차 데이터기반행정 활성화 기본계획(2024~2026년)'에 따른 후속 조치 등을 이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alicemun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