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원 순직 사건에 도이치 주가조작…임성근 "골프모임 몰랐다"

'김건희 계좌관리·시세조종' 이 모 씨 통한 로비 의혹
임성근 "골프모임 자체 몰랐고 이 씨 연락처도 없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오른쪽부터)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관련 입법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4.6.2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해병대원 순직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이 자신과의 골프 모임을 추진한 사실을 두고 "몰랐다"고 해명했다.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인물을 통해 순직 사건에서 처벌을 면하려 '구명 로비'를 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반박한 것이다.

임 전 사단장은 26일 변호사와 나눈 대화 내용을 인터넷 카페에 공개했다고 밝히며 "골프 모임 추진 자체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JTBC는 전날 이 모 블랙펄인베스트의 전 대표 등 해병대 출신 인사들이 지난해 5월 해병대 1사단 골프 모임을 추진하고 사단장 및 참모들과 저녁 식사까지 계획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법원이 김건희 여사와 그 가족의 계좌를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깊게 관여했다고 판단하는 등 이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관계자로 지목된 상태다.

이 씨를 비롯해 '멋쟁해병'이라는 단체대화방에 있던 전직 청와대 경호처 출신 A 씨와 현직 경찰 B 씨, 변호사 C 씨 등 5명은 모두 해병대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대화방에서 "공유하면 좋을 것 같다, 포항 1사단에서 초대한다"며 "해병 선후배와 사단장, 참모들과 1박 2일 골프 모임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당시 해병1사단장은 임 전 사단장이다.

A 씨는 "6월 2일과 3일 1사단 방문, 사단장 방문, 1일 차 운동" 등 자세한 일정을 제시했고 이 씨는 "체크해 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해당 모임은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사단장은 JTBC 보도에 대해 "이 씨라는 분을 한 번도 만나 뵌 적 없다"면서 "A 씨는 2008년 청와대 근무 당시 알게 됐고 한 인간으로서 존경하고 싶은 분이라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골프 모임 추진은 뉴스를 보고 알았으며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니 A 씨가 모임을 추진하면서 멤버 구성이 어느 정도 되면 저한테 연락해 세부 계획을 발전시키려 했는데 결국 하지 못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휴대전화에 이 씨 연락처가 저장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임 전 사단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A 씨가 임 전 사단장 몰래 모임을 추진했다면 "포항 1사단에서 초대한다"고 하기보다 "모임을 제안한다"고 하는 것이 문맥상 자연스러워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은 앞서 21일 순직해병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이 씨를 아느냐"는 박균택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모른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해병대 출신이고 골프 모임도 자주 가진다고 했는데 모르나"라고 재차 물었지만 임 전 사단장은 "한 번도 골프 친 적 없고 전혀 모른다"고 대답했다.

'순직 해병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의혹 관련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