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명 강남구청장 "재개발·재건축 속도…미래 100년 계획 세울 것"
[민선8기 2년] "어르신·청소년 등 버스비 지원, 교통 복지 실현"
"행정문화복합타운, 주민이 원하는 사업…충분히 할 수 있어"
- 이설 기자
"강남은 앞으로 30년 이상 재개발, 재건축이 가능한데 미래 강남의 100년을 책임지기 위한 도시 계획을 세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민선8기 취임 2년 차를 맞아 진행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강남은 그동안 각종 규제 때문에 쉽지 않았는데 구민들이 하루빨리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리기 위해서는 재건축 사업이 원활히 진행돼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강남구에서 50년 넘게 거주하며 유통업으로 자수성가한 강남 토박이인 조 구청장은 올해 최우선으로 추진할 과제에 100년을 바라볼 도시 계획을 꼽았다.
강남구에선 오랫동안 정체 중이던 대규모 아파트단지 정비사업이 최근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총 97개소에서 주택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압구정 2~5구역, 대치미도 등 신속통합기획에 참여 중인 단지들도 정비계획 수립·변경에 나섰고 재건축 연한을 맞은 수서·일원동 일대 아파트단지들이 예비안전진단을 마치고 재건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 구청장은 "재건축은 50년, 100년 후의 모습까지 그리는 것이기 때문에 빨리 가는 것보다는 얼마나 살기 편하고 행복한 주거 환경을 만드느냐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강남구는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재건축드림지원TF 자문위원단을 활용해 관련 정보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제공하고, 관계자 간 갈등을 중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올해 초엔 구정보고회에서 모아타운 추진에 반대하시는 분들의 의견을 수렴해 모아타운 신청 기준을 개선했다"며 "앞으로도 구민의 목소리를 반영해 갈등은 최소화하고 사업 추진 속도는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강남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 '최초'로 추진하는 사업도 유난히 많은 곳이다. 특히 강남은 올해 10월부터 자치구 최초로 어르신·청소년·어린이 버스비 지원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강남구는 교통비 지원을 위한 조례를 개정하고 현재 제도 운용에 필요한 콜센터 및 홈페이지 구축 중이다. 지원 범위는 서울 시내 시내·마을버스이며 홈페이지에 사용 카드를 등록하면 사후 환급된다.
조 구청장은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나 국토교통부의 'K-패스'도 있지만 지하철 무임승차 대상인 어르신이나 기본요금이 낮은 청소년과 어린이는 제도의 혜택을 누리기 어려운 사각지대에 있다"며 "이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제도로 교통복지를 실현하고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 반납제도와 연계해 어르신의 교통사고 발생률도 낮출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구는 행정문화복합타운 조성도 앞두고 있다. 현재 강남구 청사는 공간이 좁아 몇몇 부서가 외부 건물에 분산돼 있고 주차 공간도 협소해 구청을 방문하는 구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조 구청장은 "행정문화복합타운은 가장 큰 공약이고 주민도 원하는 사업"이라며 "제가 그리는 행정문화복합타운은 원스톱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주민들이 원하는 문화·체육시설을 갖추고 있어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복합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조 구청장은 복합청사의 롤모델인 일본 도쿄 시부야 구청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해외 출장 일정 중에 방문한 일본 시부야구청과 도시마구청도 민관 정비사업을 통해 신청사를 조성한 사례"라며 "담당자들에게 직접 들어보니 소신이 들어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서 의료용 마약류 취급 업소가 가장 많은 강남구는 지난해 대치동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을 기점으로 마약과의 전면전을 시작했다. 지난달엔 유관기관 16개가 참여한 가운데 '강남구 마약류 및 약물 오남용 예방 공동대책협의회'가 출범했다.
조 구청장은 "강남·수서경찰서는 물론 강남구의사회, 강남구약사회 같은 의료 단체, 심지어는 종교단체들까지 힘을 모으고 있다"며 "이 단체들이 신속하게 홍보, 단속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남은 서울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가 된 뒤 각종 페스티벌 등 축제도 이어지고 있다. 조 구청장은 "올해 축제에는 주민들이 주도하고 참여할 기회가 많은 축제를 만들 계획"이라며 "강남의 명소인 양재천에서 축제를 열어 청년들도 많이 참여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구청장은 지난 4월 일명 '성인 페스티벌'(2024 KXF The Fashion)이 주최 측이 압구정로데오거리에서 행사를 열려다 무산된 것을 두고선 "주최 측이 행사를 열려고 했던 주변엔 학교가 9곳이 있었고 학부모, 상인들이 반대하는 상황이어서 주민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며 "안타깝다"고 답했다.
강남구는 민원 공무원들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얼마 전엔 민원 담당 공무원들이 감성 문구와 '시(詩)'가 적힌 일명 '시셔츠'를 입고 민원인을 대하는 사업을 시작해 화제가 됐다. 조 구청장은 "감성적인 문구를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에 상대에게도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있었다"며 "다른 부서에도 확산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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