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 변호사 "11년전 김호중에게 '술 천천히 마셔, 누가 쫓아오냐' 했건만"

참 안타까운 친구…어린 나이에 그를 띄운 사람들 원망스럽다

뺑소니 혐의와 음주 운전 의혹을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공동취재) 2024.5.2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노동 변호사, 영화 '부러진 화살'의 실존 모델로 유명한 박훈 변호사가 음주운전 교통사고 논란을 빚고 있는 가수 김호중과의 옛 추억을 떠올리며 주변 사람들이 그를 잘못된 길로 이끈 것 같아 참 안타깝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23일 SNS를 통해 11년 전인 "2013년 김호중을 그의 고향인 울산 야외 행사장에서 만난 적 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당시 김호중은 21살 무렵으로 한석규, 이제훈 주연 영화 '파파로티'로 이름을 날릴 때였고 나는 '부러진 화살'로 사법 개혁 문제로 전국을 돌아다닐 때였다"며 "나는 그때 야외 강연을 하고 김호중은 강연 보조로 노래했다"고 설명했다.

그때 울산 행사 "뒤풀이 자리에서 (25살 어린 김호중과) 몇 시간 동안 술을 주거니 받거니 했다"고 말한 박 변호사는 "그가 그 뒤 트로트 경연 대회 후 가수로 데뷔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가 임영웅과 쌍두마차로 잘나가는 가수인 줄을 최근에야 알았다"고 했다.

이어 "10여 년이 흘러 그의 얼굴을 보는데 내가 알았던 얼굴이 아니었고 성악가로 클 것이라 생각했는데 트로트 가수라니 참으로 의외였다"며 "최근 그의 어이없는 행위를 듣고, 또 마지막 공연이 (내가 살고 있는) 창원 실내 체육관이었다는 것을 듣는 순간 김호중한테 한 말이 생각났다"고 했다.

즉 "11년 전 김호중에게 '야 술 천천히 마셔라, 누가 쫓아오냐' 하면서 파전을 뜯어 그에게 줬던 것이 기억났다"는 것이다.

이 말속에는 21살 어린 나이였던 그때도 그렇게 빨리 술잔을 비웠으니 지금도 오죽하겠냐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작 '파파로티'는 가수 김호중의 이야기에 기반을 둔 영화다. 2012년 작 '부러진 화살'은 재판장에게 석궁테러를 한 대학교수 변호에 나선 박훈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뤘다. ⓒ 뉴스1 DB

그러면서 박 변호사는 "21살짜리 인생에 대한 영화라니, 어린 나이인 그를 띄운 사람들이 원망스럽기도 하다"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친구다"고 애석해했다.

아직 세상에 본격적으로 발도 디디지 않은 21살짜리 청년의 전기영화를 만든 사람들, 클래식에 크게 이바지할 재목감을 놓친 음악계, 김호중을 부추긴 주변 사람들, 이에 취한 김호중이 지금의 사태를 만들었다는 비판이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