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담배 종류만 수천가지…"소변·시료 분석으로 유해물질 다 잡아낸다"

질병쳥, 신종담배 연구 등 '흡연 폐해 실험실' 공개
신종담배 사용률 10년새 3배↑…"담배로 규정하고 규제해야"

충청북도 청주시 흡연폐해실험실에서 연구원이 담배 유해성분을 검출하고 있다.(질병관리청 제공)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니코틴이 있지만 담배사업법상 담배로 분류되지 않는 담배가 있다. 신종 담배인 합성니코틴 담배다. 신종담배는 청소년들을 상대로 빠르게 뻗어나가고 있고, 성인들 가운데 사용률은 3배 가까이 늘기도 했다.

담배는 연초 잎을 원료로 전부 또는 일부를 하여 피우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냄새를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을 의미한다. 연초라는 식물을 원료로 해 제조된 것만, 담배로 분류하기 때문에 합성 니코틴 담배는 담배로 분류되지 않는다.

하지만 액상 전자담배가 건강에 덜 나쁘다는 근거를 찾기는 어렵다. 오히려 학계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할 경우 만성폐쇄성폐질환의 발병할 확률이 50% 가까이 높으며, 심근경색이 발생할 확률이 33% 높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액상용 전자담배 사용률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성인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2013년 1.1%에서 2020년 3.2%로 늘었다.

질병청은 흡연폐해를 연구하고자 세계보건기구 담배규제협약에 따라 지난 2021년 국제공인시험기관인 '흡연폐해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다. 질병청은 8일 흡연폐해실험실을 출입 기자단에게 최초로 공개했다. 실험실에서는 담배제품 및 성분, 흡연유래대사물질 분석, 흡연물질 노출에 의한 질환 발생 등을 연구한다.

전자담배용 액상에는 4가지 원료가 들어간다. 프로필렌글리콜, 식물성글리세린, 니코틴, 향료 등이다.

질병청은 액상용 전자담배에 대한 위해성을 검증하기 위해 기체 크로마토피 장비를 통해 시료들을 분석하고,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액상용 전자담배에 어떤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지 알아낼 수 있다. 실험 결과 통상 시판 담배에는 니코틴이 0.8~2%, 프로필렌글리콜이 30~60%, 글리세롤이 20~50% 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후 질병청은 프로필렌글리콜이 세포의 활성산소 생성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유해성을 검증하게 된다. 활성산소란 세포의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DNA손상, 노화, 치매, 염증 반응 등을 일으킨다.

소변검체를 통해 담배 유래 유해물질의 인체 내 농도, 대사속도에 따른 폐암 등 질병 발생도도 알아볼 수 있다. 질병청은 약 20년간 3일에 2갑을 흡연 후 최근 10년간 담배를 피우지 않은 '금연자', 현재도 3일에 2갑 정도 흡연하는 '흡연자', 비흡연자를 대상으로 소변검사를 진행했다.

소변샘플은 실온에서 채취한 후에 메탄올과 같은 무기용매를 이용해, 소변속의 불순물과 뇨단백을 제거해주는 전처리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후 액체 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기를 이용해 소변 내 니코틴 대사체 등을 분석하게 된다.

잘병청은 "2021년에는 샘플 데이터가 넘어온 것 중에 코티닌이 (검출 되었는지) 분석했는데, 2022년 데이터부터는 니코틴 대사물질 11종을 분석하고 있다"며 "매년 수 천건 정도 정도 적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니코틴 농도는 비흡연자가 0.00ng/mL, 금연자가 1.51ng/mL, 흡연자가 2만2771.04ng/mL로 나타났다. 니코틴 대사 물질인 코티닌은 비흡연자가 0.06ng/mL, 금연자가 3.96ng/mL, 흡연자가 2만4017.68ng/mL로 조사됐다.

질병청 관계자는 "흡연자의 경우 바이오마커 수치가 높은 편"이라며 "니코틴 대사율이 높을 수록 몸 속에서 니코틴 성분이 빨리 사라져 다시 담배에 손을 댈 확률이 높아지며, 질병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니코틴 대사율이 5.06으로 비흡연자(1.90), 금연자(0.00)에 비해 니코틴 대사율이 빨라 폐암, 심뇌혈관 질환 등 발생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소변샘플을 분석해 체내에 수은, 납, 크롬, 니켈, 카드뮴 등 중금속이 쌓였는지 측정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질병청은 전자담배, 신종담배 사용으로 인한 중금속 노출 정도를 파악하는 추가 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임민경 인하대학교 교수가 '신종담배 흡연폐해 예방 아카데미'에서 신종담배의 유해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질병관리청 제공)

이같은 연구를 토대로 흡연폐해를 논의하고자 질병청은 지난해 '흡연폐해 조사연구 자문단'을 구성했다. 자문단은 흡연행태, 중독, 금연, 바이오마커 등에 대해 논의하며 각 대학교 교수, 전문가 등 45명으로 꾸려졌다.

자문단 소속인 임민경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액상형 전자담배, 신종담배가 기존의 궐련 담배보다 덜 해롭다고 나온 확실하고 공인된 근거는 아직 없다"며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을 담배 제품으로 규정하고 규제에 동참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오진희 질병청 건강위해대응관은 "국가차원 손상예방관리체계를 구축해 손상으로 인한 사망·장애 및 사회경제적 비용도 줄이고 기후변화에 따른 건강영향을 감시·평가하고 정보를 전달하겠다"며 "비감염 원인불명 질병 발생의 조기 인지·개입을 통한 국민 건강피해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