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고 한파' 물러나도 조심…"한랭질환, 덜 추울 때도 조심"

25일부터 한파 기세 꺾여…"날씨 조금 풀렸다고 방심 금물"
"내복 입으면 약 2.4도 보온효과…새벽 야외활동은 피해야"

연일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두터운 외투를 입고 출근하고 있다. 2024.1.2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냉동고 추위'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한랭질환자 발생 건수도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추위가 차츰 기세를 꺾어 25일 낮부터 전국이 고기압 영향권에 들면서 기온을 회복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건당국은 추위가 한풀 꺾이더라도 한랭질환 예방에 경각심을 낮춰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고 있다.

2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3일까지 한랭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총 255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사망자는 7명이었다.

특히 서울 출근길 체감 기온이 영하 21.7도에 달하던 23일엔 한랭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가 15명으로 크게 늘었다. 23일 이전 4일 간은 한랭질환자 수가 3명이었다.

기온이 떨어질수록 한랭질환자 수는 급격히 늘어나는 양상을 보인다. 서울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고 최고 기온도 영상에 도달하지 못했던 지난달 중순에도 16일 13명, 17일 15명, 18일 11명, 21일 17명, 22일 15명 등 10명이 넘는 환자가 이어져 나왔다.

한랭질환은 저체온증, 동상, 동창 등 추위로 인해 우리 몸에 피해를 주는 질환을 말한다.

질병청에 따르면 한랭질환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은 저체온증으로 전체의 약 80%를 차지한다. 그 중 74%는 실외에서, 실내에선 26.1% 발생했다. 저체온증으로 응급실에 실려오는 경우 중 약 74%는 실외에서 발생했다.

야외활동 중에는 동상 환자가 가장 많았다. 동상 환자의 약 54%는 평균기온이 가장 낮은 1월에 많이 발생했다.

한파가 누그러진다고 해서 방심해선 안된다. 질병청 관계자는 "극심한 한파가 몰아칠 때도 한랭질환자 발생자 수가 늘긴 하지만 적당히 추울 때는 오히려 야외 활동자가 늘어 환자 발생이 계속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5~16일은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7.2도, 최고기온이 4.3도까지 올라갔지만 한랭질환자 발생 건수는 모두 6건씩 발생했다.

특히 지난 20일에는 서울 최저기온이 1.9도, 최고기온이 4.9도로 올랐지만 한랭질환자는 3명, 사망 환자도 1명 발생했다. 다음날인 21일도 서울 최저기온은 영하 2.4도, 최고기온은 4.3도였지만 한랭질환자 3명, 사망자가 1명 발생했다.

이에 질병청은 겨울철 야외활동시에는 얇은 옷을 여러벌 겹쳐 입어 체온을 유지하고, 보온 및 방수 기능이 있는 장갑과 신발을 착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따뜻한 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핫팩을 가지고 다니는 등 몸을 데우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질병청 관계자는 "야외활동으로 한랭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간대는 오전 6~9시로 추운 겨울철 새벽에 야외활동을 하면 안전사고와 한랭질환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이른 아침 야외활동은 웬만해선 피하는 것이 좋다"면서 "땀에 젖은 옷, 장갑, 양말 등을 오래 착용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마른 옷 등을 챙겨 한랭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수분 섭취와 영양 섭취도 골고루 하고 실내 온도는 18~20도를 유지해야 한다"며 "실내에선 두께가 있는 옷을 입고, 내복을 입는 것만으로 약 2.4도의 보온효과가 발생하므로 내복을 챙겨 입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노인은 자율신경계 기능이나 혈관의 방어기전이 저하돼 건강한 성인보다 한랭질환에 취약해 건강 관리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소아의 경우도 피하지방이 적어 체온 유지가 어렵고 몸을 떨어 체온을 상승시키는 보상반응이 성인보다 약해 저체온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

질병청 관계자는 "노인, 소아, 만성질환자, 노숙인 등은 한랭질환 발생 대비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야외활동이 왕성한 10~20대의 경우도 동상환자의 40%를 차지하기 때문에 체온 유지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