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때 수능보다 인성이 중요"…6년만에 순위 바뀌었다

한국교육개발원 여론조사서 '인성' 9년 만 1위…'수능'은 6년 만에 1위 자리 내줘
'교육활동 침해 심각' 62.5%…39.6%가 '학생 인권의 지나친 강조' 원인으로 꼽아

수험생이 서울 양천구 목동 종로학원에서 배치참고표를 보며 진학 상담을 하고 있다.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우리나라 성인들이 대입 전형에서 수능·내신 등 성적보다 인성이 더 중요시돼야 한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의 교육활동 침해가 심각하다는 인식도 지배적이었다. 이 같은 교육활동 침해의 원인으로는 학생 인권의 지나친 강조를 꼽는 이들이 많았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이 같은 내용의 '교육 여론조사'(KEDI POLL 2023)를 17일 공개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우리나라 교육과 교육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1999년부터 매년 교육 여론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는 지난해 7월31일부터 8월17일까지 만 19세 이상 75세 미만 전국 성인남녀 4000명이 참여했다.

응답자들은 대입 전형에서 가장 많이 반영돼야 하는 사항으로 '인성 및 봉사활동'(27.8%)을 꼽았다. 이어 '특기·적성'(26.0%), '수능'(25.4%), '고교내신 성적'(18.7%) 순이었다. '인성 및 봉사활동'이 1위로 선정된 것은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수능'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1위로 뽑혔으나 6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다만 초·중·고 학부모만 놓고 보면 '특기·적성'(32.8%)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고 이어 '수능'(23.7%), '인성 및 봉사활동'(21.8%) 순이었다.

대학생 학부모의 경우 '수능'(28.8%), '특기·적성'(24.7%), '인성·봉사활동'(24.7%) 순이었다.

'학생이나 학생 보호자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 정도'에 대해서는 62.5%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심각하지 않다'는 응답은 10.1%에 불과했다.

5점 척도로 환산한 '교육활동 침해 심각도'는 3.78점이었다. 2021년 3.39점, 2022년 3.61점으로 3년 새 가장 높은 점수였다.

교육활동 침해가 심각한 이유로는 응답자 중 가장 많은 39.6%가 '학생 인권의 지나친 강조'를 꼽았다. 이어 '교육활동 보호에 대한 학생 및 보호자의 인식 부족'(22.7%), '학교 교육이나 교원에 대한 학생 및 보호자의 불신'(17.2%) 순이었다

초·중·고 교사의 능력과 자질에 대한 신뢰 정도는 '보통'이 48.3%로 가장 높았다. '긍정적'은 32.7%, '부정적'은 19.1%였다.

우리나라 초·중·고교 학생의 전반적인 인성 수준에 대해서는 45.9%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초·중·고 학교폭력의 심각성 정도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9.9%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학교폭력의 주요 원인으로는 '가정교육의 부재'(37.4%)가 가장 많이 꼽혔다. 다음은 '학교의 학생 지도 부족'(24.0%)이었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을 대상으로 '처벌 조치가 엄격해져야 한다'는 의견에는 60.6%가 동의했다. '화해와 선도를 중시해야 한다'는 의견은 19.5%에 불과했다.

사교육 지출 비용에 대한 질문에는 초등학생 학부모의 59.0%, 중학생 학부모의 76%, 고등학생 학부모의 76.6%가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반면 '자녀를 학원에 보내지 않으면 불안하다'는 문항에 유치원생 부모 34.3%, 초등학생 부모 37.8%, 중학생 부모 46.9%, 고등학생 부모 45.3%가 동의해 경제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양극화가 심각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68.8%였다. '보통' 28.2%, '심각하지 않음' 3.1%였다.

alicemun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