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2배 껑충…급성심정지 환자 10명 중 3명 일반인 심폐소생술 받아

119 도착 전 심폐소생술 받으면 생존율 12.2%…못 받으면 절반 뚝

대구 달성군 포산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심폐소생술 실습을 하고 있다. 2023.12.1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지난해 갑자기 심장이 멈춰 119구급대가 병원으로 이송한 환자가 3만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과 소방청은 13일 '제12차 급성심장정지조사 심포지엄'을 열고 지난해 구급대가 이송한 급성심장정지 환자 3만여명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서 급성심장정지란 급작스럽게 심장 활동이 심각하게 저하되거나 멈춘 상태를 말한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해 119구급대가 이송한 급성심장정지 환자는 3만5018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인구 10만명당 68.3명으로 남성이 63.9%, 여성이 36.1%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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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로 살펴보면 70세 이상 환자가 53.9%로 절반을 넘겼다. 60~69세가 18.3%, 50~59세가 12.9%로 나이가 많을수록 발생률이 높았다.

원인에 따라 나눠 보면 심근경색, 부정맥, 뇌졸중 등 질병에 의한 발생이 전체의 78.3%를 차지했다. 추락, 운수사고 등 질병 외인으로 인한 발생은 20.9%였다.

급성심장정지는 공공장소가 아닌 곳에서 발생한 경우가 64.5%로 나타났다. 특히 가정에서 발생한 경우가 44.7% (1만5587건)로 가장 많았다.

심정지로 병원에 이송된 환자 중 생존한 환자는 10%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19구급대가 병원으로 이송한 3만5018명 중 의무기록조사까지 완료한 환자(3만4848명)들의 생존율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생존율은 7.8%(2701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7.3%)보다 0.5%p(포인트) 개선되긴 했지만 2019년(8.7%)에 비해서는 0.9%p 감소한 수치다.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뇌기능이 회복된 환자는 1774명(5.1%)으로 전년도(4.4%)보다 0.7%p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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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심정지 환자가 발생한 뒤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는 지난해 29.3%를 기록했다. 심정지로 쓰러진 환자 10명 중 3명이 일반인에게 심폐소생술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해왔는데 2012년엔 6.9%에 불과했지만 2014년 12.9%로 10%를 넘어선 뒤 2017년 21%, 2021년 28.8%로 빠르게 늘었다.

일반인의 심폐소생술은 실제로 생존율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일반인 심폐소생술이 시행된 경우 생존율은 12.2%였지만 심폐소생술을 받지 못한 경우 생존율은 5.9%로 뚝 떨어졌다. 심폐소생술을 받으면 생존할 수 있는 확률이 2배나 높아진다는 의미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일반인 심폐소생술이 시행된 경우 생존율이 2배 이상 높아지기 때문에 급성심장정지 환자 목격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심폐소생술을 누구나 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