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오송 참사' 막는다…전국 지하차도에 담당자 배정

재난 대응체계 개선…지하차도 진입차단시설 설치 대상 확대
산사태 취약지역 2만곳 늘리고 산림청장 대피 지시 권한 강화

지난 8월 검찰수사본부와 전문수사자문위원 등이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 현장에서 원인을 수사중인 모습. ⓒ News1 김용빈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이상기후에 따른 잇단 재난에 정부가 재난대응 체계를 전반적으로 혁신한다.

행정안전부는 재난 예방·대응책을 전면 개선하는 '기후위기 재난대응 혁신방안'을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그간 국가안전시스템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등 재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급변하는 기후 상황에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지난 7월 집중호우 이후 정부부처, 지자체,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범정부 특별팀을 운영해 인명피해 최소화를 목표로 5대 추진전략을 마련했다.

'집중호우 대응'이라는 추진전략에 따라 산사태 취약지역, 급경사지 등 붕괴 위험사면에 대한 관리체계를 강화한다.

산사태 취약지역, 급경사지 등 위험지역을 확대 발굴한다. 산사태 취약지역은 현재 2만5000곳에서 내년까지 4만5000곳, 급경사지는 현재 2만개에서 2025년 4만5000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위험지역으로 지정되기 전이라도 필요한 경우 인명피해 우려지역으로 지정해 주민대피체계를 마련한다.

지하차도에 대한 통제체계를 강화한다.

전국 지하차도에 담당자를 지정해 예찰·점검·통제를 실시하도록 한다. 기상·침수 상황에 따라 점검하고 단계별로 인력배치 등을 시행할 수 있도록 행동요령을 마련한다.

진입차단시설 설치 대상을 확대한다. 주변지역 여건을 고려한 세부 설치지침도 마련한다.

'재난현장 신속대응' 추진전략에 따라 지자체 상황관리체계를 개선한다.

전국 기초자치단체에 2027년까지 상시 재난안전상황실을 구축하고 내년까지 위험정보에 대한 부단체장 직보체계를 갖춘다. 지난 10월 기준 전국 기초지자체 110곳이 상시 상황실 구축을 완료했다.

실제 재난상황을 가정한 '레디 코리아'(READY Korea) 등 관계기관 합동 훈련도 확대한다. 내년 상반기부터 지자체장에 대한 재난안전 교육을 의무화한다.

위험기상 시 주민 대피와 위험상황 전파를 위한 체계를 개선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취약시설·지역별로 통제기준을 정비한다. 산사태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경우에 대해 산림청장의 대피 지시 권한을 강화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산림청장이 시장 등에 주민대피를 요청할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이를 따라야 한다.

'예비경보' 단계를 신설해 산사태 예·경보 체계를 기존 2단계에서 3단계로 늘린다. 주민이 대피할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과학적 재난관리 체계' 전략에 따라 디지털 기술을 재난분야에 확대 적용한다.

2025년 상반기까지 기관별로 관리하는 재난정보를 통합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디지털 모니터링 상황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2027년까지는 지능형 폐쇄회로(CC)TV 관제시스템을 구축한다. 지능형 CCTV는 재난 위험징후와 이상행동을 자동으로 감지하는 인공지능 CCTV다.

'통합 재해재난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내년 상반기부터 현장에서 실증하고 전국으로 확산한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운영되는 디지털트윈 플랫폼에서는 재난 시뮬레이션 등을 해볼 수 있다.

'도시침수 대응 시스템'은 내년 말까지 현장 실증을 마치고 전국에 확대 적용한다. 대응 시스템에서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침수 예측이 가능하다.

'재해예방 제도·인프라 보강' 전략에 따라 재해예방 사업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제도를 정비한다.

부처별로 추진하던 재해예방사업을 지자체 중심(마을 단위)의 일괄 정비사업으로 개선한다.

개선이 이뤄지면 부처별 업무 범위에 따라 소하천-행안부, 세천·교량-국토교통부, 우수관로-환경부 식으로 각각 진행하던 사업을 현장 지자체가 중심이 돼 종합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방재기준 가이드라인'을 개선해 하천, 하수도 등의 방재설계기준도 강화한다.

아울러 국가하천 배수영향구간에 위치한 지방하천은 국가가 직접 정비하도록 한다.

'다양한 기후위기 대비' 전략에 따라 폭염·한파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하고 현장 중심의 제설 대책을 추진한다.

가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지적 가뭄에도 위기경보를 발령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개선한다. 기상, 농업용수, 생활·공업용수 등 부처별로 실시하던 가뭄 예·경보 체계는 내년까지 통합한다.

산불 방지를 위해서는 인공지능이 산불 발생여부를 실시간 감시하는 '지능형 산불방지 ICT 플랫폼' 사업을 확대한다. 또 고성능의 산불진화차와 초대형 헬기를 지금보다 늘린다.

정부는 특히 위험사면 관리 강화, 지하차도 인명피해 방지대책 등 긴급 과제를 내년까지 집중 추진해 다가올 자연재난에 대응한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최근 극단적인 이상기후로 예상치 못한 강도의 자연재난이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기후위기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재난대응체계가 현장에 제대로 안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정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alicemun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