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기는 '이태원 참사' 재판 '책임 소재' 여전히 미궁 '밝혀질까'
책임 소재 밝히려면 '사전대비' 따져야…"관련 공판은 1회뿐"
내년 1월~2월 선고 나올 듯…"서울청장 12월 불기소 처분 전망"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이태원 참사' 주요 피고인들에 대한 재판이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재판을 통해 참사 책임 소재가 가려질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여전히 미궁 속이다.
1년 가까이 재판이 진행중이지만 피고인들은 '이태원 참사와 같은 재난을 예견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대비할 수 없었다'는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서부지법에서 진행 중인 이태원 참사 관련 재판은 △이임재(53) 전 용산경찰서장 등 용산서 관련자 4명 △박성민(56)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 등 경찰 정보라인 관련자 3명 △박희영(62) 용산구청장 등 용산구청 관련자 4명 △최재원(58) 용산구보건소장 관련 등 크게 4가지다.
현재까지 재판 과정을 통해 사전에 인파가 움집할 것이라는 보고가 있었다는 사실은 드러났다. 그럼에도 사전 대비 단계에 대한 공판기일은 1회밖에 열리지 않는 등 관련 사안에 대한 책임 소재는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남은 재판에서는 사전 대비 단계의 사실관계를 꼼꼼히 살펴봐야 책임 소재를 더 분명히 하고 윗선의 과실이 더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동대 배치 요구 등 사전 우려에도…"사전대비 관련 공판은 1회뿐"
재판 과정에서 경찰과 용산구청은 사전 보고서를 통해 핼러윈 축제 안전사고 우려에 대해 인지했다는 정황은 다수 드러났다. 특히 실무자 중 한명은 참사 당일 교통기동대를 배치할 것을 문의했지만 서울청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박 구청장 재판에서 이동희 상인 연합회장은 지난해 10월26일 열린 경찰, 구청, 이태원역 간담회에서 "경찰 기동대 200명 투입을 약속받았지만 사고 당일에는 보지 못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피고인들은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을 했다하더라도 이같은 대형참사를 예견하고 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사전 대비 단계(계획단계)에서 사실관계를 분명히 해야 책임자들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할 수 있지만 관련 공판 기일은 1회 밖에 열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청 차원에서 경비대 배치 문의를 거절했다는 증언의 신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관련 증인신문을 진행해야 하지만 그러지 않고 있다"며 "윗선의 과실을 묻으려고 하는 의도가 숨어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우려했다.
◇내년 1월~2월 선고 나올 듯…"김광호 서울청장 12월 불기소 처분될 듯"
최 소장을 제외한 재판은 같은 재판부가 담당하고 있다. 해당 재판부는 재판 초기 같은 사건이기 때문에 선고기일을 맞출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 전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 공판 당시 재판부는 내년 1월에 선고를 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이기 때문에 남은 2개의 재판도 비슷한 시기에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최 소장의 경우 건강상의 이유로 공판기일이 내년 1월 이후로 연기된 상태다.
검찰로 송치된 후 소식이 없는 김광호 서울청장은 결국 재판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변은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김 청장에 대해 12월 초쯤 불기소 처분을 내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이 기소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얼마 남지 않은 공판 기일 동안 피고인들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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