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보험서류 떼야 하는데" 발만 동동…민원서류 발급 올스톱(종합2보)

지자체 행정전산망 이어 정부24도 중단…시민 항의 빗발
원인·복구시점 오리무중…한 총리 "신속 복구" 긴급 지시

17일 오전 서울의 한 구청에 전국 지방자치단체 행정전산망이 시스템 오류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지자체 공무원들이 접속하는 행정전산망인 '세올'에서 전산 오류가 생기면서 지자체 업무는 물론 행정복지센터 민원 업무 처리도 지연되고 있다. 2023.11.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의정부·청주=뉴스1) 정연주 양희문 유승훈 기자 임양규 수습기자 = 공무원이 사용하는 행정전산망인 '새올' 오류 여파로 17일 온오프라인 민원 서비스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 온라인 민원서비스인 '정부24'는 이날 오후 2시쯤 누리집 공지를 통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네트워크 장비 오류 등으로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서비스 재개 시점은 미정이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현재 원인 분석 중"이라며 "복구 시점은 아직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공무원 전용 행정전산망인 '새올'에 인증 문제로 장애가 발생했다. 새올에 접속하려면 공무원 전용 공인인증서를 통해 로그인해야 하는데 이 절차가 먹통이 된 것이다.

이 때문에 행정복지센터 민원 서류 발급 업무를 비롯해 새올을 전송 회선으로 이용하는 정부24도 함께 마비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 내부 시스템은 정상 작동 중이나 기획재정부 등 외부 기관으로 연결하는 업무는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서울 자치구 한 관계자는 "행정안전부가 아닌 대법원과 같은 다른 행정망을 사용하는 가족관계서 증명 발급 등은 가능하나 주민등록등본과 인감증명 등은 발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곳곳에서 민원 서류를 발급하려다가 발길을 돌린 민원인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실제 이날 오후 경기 의정부시 호원2동행정복지센터 출입구와 민원창구에는 '현재 주민전산 장애로 전국적으로 증명발급이 어렵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민원인들이 줄곧 이용하는 무인민원 발급창구 기기도 먹통이었다. '자료수신 실패'라는 안내글만 뜰 뿐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직장인 A씨(35)는 "은행에서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안내받고 주민센터를 찾았는데 서류발급이 불가능하다고 한다"며 "당장 돈이 필요한 상황에서 서류 발급이 막히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B씨(29)는 "이번에 취업한 직장에 등본을 내야 하는데, 기일 내에 제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시 용암1동 행정복지센터는 행정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자 오전 9시부터 오전 11시50분까지 업무를 일시 중단했다. 복대1동행정복지센터 역시 같은 상황이 벌어져 복지센터를 찾은 민원인들의 연락처를 받아 놓고 전산이 복구되는대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로 했다.

광주·전남에서도 민원 불편이 속출했다. 이날 전남 순천시 왕조1동 행정복지센터에만 150명의 민원인이 방문했으나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행정전산망은 국가전산망과 시·도 전산망, 시·군·구 전산망이 있는데 장애를 일으킨 전산망은 시·군·구 전산망이다.

행안부는 이날 오전 중 상황을 인지한 후 원인 파악에 나섰지만 정확한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시스템 장애와 사이버공격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문인력을 현장에 투입해 장애 원인 파악·복구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와 관련해 "민원서류 발급 중단 등으로 인한 국민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하고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최대한 신속히 복구를 완료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jy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