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성길 속도 위반 하셨죠?" 추석 테마 보이스피싱 '주의보'

교통 범칙금·명절 긴급 자금 지원 등 연휴 테마로 한 보이스피싱 기승
"출처 불분명한 URL 절대 누르지 말아야"…보안설정 강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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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50대 A씨는 지난 주 '교통범칙금 통보'라는 제목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메시지에는 "9월 00경 제한 속도 위반 사실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내용과 함께 인터넷 주소(URL)가 적혀 있었다.

"명절 앞두고 고향길에 내려가는 길이었지만 분명 과속한 기억은 없는데…" 의심스런 마음으로 URL을 눌렀다.

그가 접속한 홈페이지에는 범칙금이 아닌 복권 번호 등 엉뚱한 내용이 게시돼 있었다. "아무것도 아니네. 싱겁긴" 무심하게 휴대폰을 내려 놓은 A씨.

그때부터 일이 커지기 시작했다. A씨가 URL을 누른 직후 그의 휴대전화에는 원격 제어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됐다. 피싱 사기범의 계략이었다. A씨의 폰을 사실상 수중에 넣은 사기범은 네 차례에 걸쳐 A씨의 모바일 뱅킹에서 돈을 빼갔다. 뒤늦게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을 알아챈 A씨. 은행에 도움을 요청해 봤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추석 연휴를 주제로 한 신종 보이스피싱 사기 방식이 등장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기범들은 교통사고 범칙금이나 명절 자금 지원 같이 연휴가 끝난 후에도 속을 만한 키워드를 미끼로 삼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정부 관계부처에 따르면 경찰청·금융감독원·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달 "추석 연휴를 맞아 피싱 사기가 증가할 것"이라며 전 국민에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금융권은 연휴가 끝난 이후에는 A씨처럼 '교통 범칙금'을 미끼로 삼은 신종 사기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명절 연휴 동안 자동차를 운행한 시민들이 많은 만큼, 이들의 사정을 악용한 피싱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명절 맞이 '긴급 자금 지원' 역시 주의해야 할 유형 중 하나다. 실제 이번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금융감독원에는 '추석 안정대책발표 이번달 지급계획 생계지원자금 접수 안내'라는 문자를 받았다는 신고 사례가 접수됐다. 금융감독원은 즉시 금융권에 해당 사례를 전파에 추가 피해를 막았다.

정부는 피싱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선 출처가 불분명한 URL은 절대로 누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원격 조종 앱이 설치되지 않도록 스마트폰 보안 설정을 강화하고, 플레이스토어나 앱스토어 등 공인된 오픈마켓에서만 내려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만약 의심스런 문자를 받았거나 악성 앱 설치가 의심될 경우 112나 '보이스피싱지킴이'에 신고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보이스피싱 사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차원에서 체험 콘텐츠를 제작했다. 금감원 홈페이지 내 '보이스피싱 사이버체험관'에 게시된 URL을 누르면 원격제어 애플리케이션 설치 등 사기범으로부터 피해를 당하는 상황을 겪어볼 수 있다. 콘텐츠를 체험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커피 상품권을 증정한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