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신촌·이대 빵낀과 되살린다"[서울ZOOM人]

[민선8기 1년] "차 없는 거리 해제로 요식업 매출 65% 늘었다"
"이대 스타 점포 육성…102번 정거장 논란, 민주당 설득할 것"

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이 지난 6일 구청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7.20/뉴스1 @News1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케이(K)-팝 발원지인 신촌과 이화여대 앞 상권의 옛 명성을 다시 찾겠다."

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지난 6일 민선8기 1년을 맞아 뉴스1과 인터뷰에서 침체한 신촌·이화여대 상권 부활을 공약했다.

이 구청장은 올 9월 말까지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차 없는 거리) 한시적 해제를 관철했다. 지난 8년간 차 없는 거리로 운영돼 쇠퇴한 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다. 실제 1분기 월평균 매출액은 501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 2019년(480억원)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구청장은 "요식업의 경우 매출이 약 65% 늘었다"며 "서울시가 8년 넘게 운영한 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했다가 주민의 뜻에 따라 바꾼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환경이나 교통 체증 문제도 없고 공연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완전히 해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 3월엔 이화여대 앞 상권 권장업종 제한을 사실상 폐지했다. 서대문구는 이화여대 앞 비싼 임대료로 맛집 등이 오래 버티지 못한다는 점에 착안해 비어 있는 7개 가게를 직접 임대한 후 직영 개념으로 점포를 입점시켜 '스타 점포'로 키울 방침이다.

1997년부터 이화여대 명물로 꼽히던 분식집 '빵 사이에 낀 과일(빵낀과)'는 폐업을 논의하다가 서대문구의 설득으로 재개장을 앞뒀다.

이 구청장은 "사장님은 지원 받는 대신 우리에게 노하우를 전수한다. 학교 앞에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가게들이 완전히 폐업하지 않고 명맥을 계속 이어가게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장업종 제한이 없어지면서 이대 앞 거리에 여러 점포들이 들어섰다. 1~2년 내에는 공실 없이 다 찰 것"이라며 "김은미 이화여대 총장이 밤만 되면 이대 앞 거리에 빈 가게가 많아 어두워 학생들 안전에 걱정이 많았는데, 지금은 가게 불빛으로 밝아졌다며 고맙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민선 8기에 처음 구청장직을 맡은 이 구청장은 국민의힘 재선 국회의원(서대문구갑), 김영삼 정부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 화려한 이력으로도 알려져 있다. 26년간 서대문갑 당협위원장도 지냈다.

다음은 이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이 지난 6일 구청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7.20/뉴스1 @News1

-민선 8기 1주년 소감은

▶지난 1년은 서대문구의 발전을 위해 큰 기둥을 세우는 시간이었다. 국회의원으로서 지역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었는데 구청장은 1500여명에 달하는 공무원과 7500억원의 예산을 기반으로 주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 국회의원 시절보다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주요 성과를 꼽자면.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사업 대상지로 홍제천이 선정돼 최근 1호 카페가 만들어졌다. 카페에서 한 달에 1만잔 넘는 음료를 팔고 있는데 그 수익금은 전부 장학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꼭 차를 마시지 않아도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라 주민들이 정말 좋아하신다.

지난 2월엔 8년간 방치됐던 북아현 과선교 설치공사를 착공했고 3월에는 경의선 지하화·입체개발 기본구상을 위한 용역에 착수했다. 또 서울시 유일의 여자실업농구단을 창업했다.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한시적 해제 등 상권 회복을 위한 진척도 있었다.

-신촌과 이대 앞 상권 침체가 장기화했는데.

▶신촌 지역 상주 인구가 2만1000명이고 그중 1만4000명이 유학생 등 외국인이다. 외국인과 싱글족이 신촌에서 소비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읽어내야 한다.

과거 서울시에서 오피스텔을 주차장을 안 만들어도 되는 건물로 허가하는 바람에 주차장 문제가 시급하다. 이대 APM 건물 앞에 대형 광장이 있는데, 그 지하를 주차장으로 개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대 앞의 경우 임대인들과 면담을 진행해 임대료를 30~50% 낮추는 것에 대한 동의를 끌어냈다. 홍대로 빠져나간 점포가 임대료 문제로 문을 많이 닫는다고 하는데 그들을 다시 신촌과 이대 상권으로 흡수할 수 있는 기회다.

-경전철 서부선 '102번 정거장' 위치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 구의회와 공방 중이다.

▶원래 정거장이 서대문구 '명지전문대 앞'에 지어질 예정이었는데, 2021년 4월 알 수 없는 이유로 은평구 '응암초교 인근'으로 바뀌었다. 특정한 사람들의 외부적인 영향에 의해서 바뀐 것이다.

명지전문대 앞 승하차 연인원은 172만명으로 응암초 인근보다 3배가 넘는다. 수익 측면에서도 명지전문대 앞이 3억4000만원을 더 벌 수 있다. 민주당 구의원들이 허위 사실 유포로 저를 고발했는데, 이해와 협력을 구하겠다. 기존 계획을 정상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곧 만나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서대문구는 문화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간 관련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구 차원에서 대형 공연장 추진 등 공격적인 대안을 만들고 있다. 지휘자 함신익씨가 이끄는 오케스트라 '심포니 송'이 있는데, 서대문구에서 연습실을 제공한다. '심포니 송'은 서대문구에서 공연을 하기로 했다.

-앞으로 1년간 최우선 과제는.

▶더 공격적으로 일을 추진하겠다. 재개발·재건축 부문은 시간이 돈이다. 경의선 철도 지하화를 이루고 신촌 지역에 산학 공동연구단지 등을 조성할 기반을 다지는 데 속도를 내겠다.

특히 서대문구엔 9개 대학이 있다. 서대문구 대학뿐만이 아니라 60개국 대학과 연합하는 글로벌 대학 축제를 구상 중이다. 이미 주요 대사관 11곳에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jy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