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다시 꺼내게 한 '황사'…"어린이집도 못보냈다" 답답한 시민들
북서풍타고 중국·몽골서 찾아온 황사…미세먼지 '매우 나쁨'
- 김정현 기자,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유민주 기자 = "코로나19가 끝나서 한동안 마스크를 안 썼는데 오늘 하늘 보고 오래간만에 다시 들고 나왔어요."
중국·몽골 고비 사막과 네이멍구 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우리나라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22일 출근길에는 다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늘었다.
이날 오전 8시20분쯤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버스 정류장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나왔다가 인근 편의점에 들러 KF94 마스크를 사서 나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상봉에서 강남 쪽으로 출근하던 직장인 김모씨(28·여)는 "만성 비염 때문에 답답해서 실내 마스크 해제 이후로 마스크를 잘 안 썼다"며 "그런데 요새처럼 가끔 황사가 심해지는 때는 비염이 심해질 수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주의하는 편"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기상청은 전날(21일) 오후부터 북서풍을 타고 유입된 황사가 전국에서 관측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전 9시 기준 시간당 미세먼지(PM10) 평균 농도는 1세제곱미터당(㎥) △서울 124㎍ △연평도 228㎍ △강화 183㎍ △백령도 131㎍ △관악산 114㎍ △대관령 134㎍ △속초 118㎍ △광덕산 105㎍ △북춘천 92㎍ △안면도 261㎍ △북격렬비도 173㎍ △흑산도 217㎍ △울릉도·독도 135㎍ △문경 108㎍ △안동 102㎍로 나타나고 있다.
미세먼지(PM10) 농도는 31~81㎍은 '보통', 81~150㎍은 '나쁨', 151㎍ 이상이면 '매우 나쁨'으로 분류된다.
이날 출근길에서 마주친 시민들은 해외에서 유입되는 황사·미세먼지에 분통을 터트렸다.
김포 쪽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박모씨(29)는 "눈이 약해 황사가 심한 날에는 밖에 돌아다니면 눈물이 나고 다음날 눈이 붓기까지 한다"며 "나같은 사람은 이렇게 공기가 점점 안 좋아지면 재택근무 말고는 답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양재쪽에 거주하는 직장인 최시영씨(41)는 "아이가 기관지가 예민한데 얼마 전에 황사가 심한 날에 눈이랑 목이 따갑다고 말해 오늘은 어린이집에도 안 보냈다"며 "날이 좋아 나가고 싶어하는 아이가 마음대로 놀지도 못하게 만드는 황사가 너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세먼지 농도는 광주·전북·전남 등 호남권은 하루 종일 '매우 나쁨', 이외 지역은 '나쁨'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도권·충청권·대구·경북은 오전에, 부산·울산·경남·제주는 오후에 '매우 나쁨'일 전망이다.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황사가 관측될 것으로 예상되니, 건강관리 등에 유의 바란다"고 말했다.
Kri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