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앞두고 꽃시장 '활기'…"기념일 몰린 5월 꽃값 부담" 한숨도
가정의 달 맞아 꽃 수요 급증…꽃시장도 인산인해
가격 뒷걸음질·사라진 꽃 선물 문화…상인들 울상
- 김동규 기자,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원태성 기자 = "동네 꽃가게에선 꽃 한 다발이 3만~5만원 정도네요. 비싸긴 해도 어버이날을 맞아 한 다발 사보려고요"
"도매시장에서 파는 카네이션이 동네 꽃가게보다 저렴하다고 해서 나왔습니다. 한 단 사려고 합니다"
5월, 꽃가게와 꽃시장에 생기가 돌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꽃 수요가 늘면서다. 특히 어버이날을 앞두고 더욱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생기 도는 꽃시장…어버이날 앞두고 '북적'
지난 6일 오전 10시쯤 서울 강남구 고속버스터미널 꽃시장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카네이션 등 다양한 꽃을 저렴한 가격에 사고 나들이도 할 겸 이곳을 찾은 것이다. 이곳 카네이션 20송이(한 단) 가격은 1만원 선이다.
아내·자녀들과 함께 이곳을 방문한 김모씨(43)는 "매년 꽃시장을 찾고 있는데 오늘은 카네이션을 포함해 꽃 4다발을 샀다"며 "어버이날 선물용과 아내의 취미인 꽃꽂이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네 꽃가게보다 도매시장이 저렴하지 않나"라며 "아이들도 여기 오는 것을 좋아해 방문했다"고 덧붙였다.
경북 포항에 거주하는 20대 이모씨(여)도 이곳에서 카네이션 한단과 꽃 몇 송이를 샀다. 이씨는 "친구들이랑 오늘 꽃시장 왔다가 고향으로 내려가기로 했다"며 "사회 초년생인 입장에서는 만원 하는 꽃 가격이 조금 부담이 되지만 어버이날도 있어서 구매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익 줄어든 상인들도 하소연…활기 속 이면
활기 속 이면도 있다. 주머니 사정 여의치 않은 시민들에게는 꽃이 마냥 예쁘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30대 윤모씨는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결혼기념일이 한꺼번에 몰려 있어서 부담이 된다"며 "다른 물가도 다 오르고 꽃도 몇 다발 사면 10만원이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꽃을 좋아해 사고는 있지만 어차피 시들어버리는 것에 돈을 쓰는 것이라서 돈이 아깝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5월 대목'이라지만 상인들도 하소연한다. 판매 가격은 뒷걸음질치고 꽃을 주는 문화도 점점 사라지면서 사실상 '남는 게' 거의 없기 때문이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꽃시장의 한 상인은 "꽃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몇백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예전보다 기념일에 꽃을 많이 찾지 않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꽃가게를 운영하는 이모씨도 "꽃 가격은 작년과 거의 동일하거나 하락하기도 했는데 다른 물가들이 모두 오르다보니 사람들이 꽃을 살 여유가 없어진거 같다"며 "생산비용도 상승해 꽃 가격을 내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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