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청소년 4만명 모인다…스웨덴 국왕도 찾는 이곳

8월1~12일 새만금 세계잼버리…기반시설 등 준비 만전
역대 최대…케이팝 콘서트에 체험 프로그램까지 '풍성'

전북 부안군 새반금 세계잼버리 영지에 설치된 시범 분단 시설. (여성가족부 제공)

(새만금=뉴스1) 윤다정 기자 = "세계잼버리에는 170개국의 다른 문화를 경험할 기회가 있습니다. (170개국을) 혼자 다닌다고 하면 평생 다녀도 못 다니는 사람이 대부분이겠죠. 참가비나 학원에 가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고 참여한다면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을까요."

이항복 세계잼버리조직위 JMT 운영위원장은 4년마다 한 번씩 치러지는 세계잼버리에 각기 다른 위치에서 모두 7번 참가한 베테랑 스카우트다. 그런 그가 코로나19 이후 대면으로 처음 치러지는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가지는 감정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 운영위원장은 새만금 새계잼버리의 가장 큰 의의로 '새로운 눈을 뜰 수 있는 기회'를 꼽았다. 전 세계 청소년들과 한자리에 모여 교류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들의 야영축제 세계잼버리가 오는 8월1일부터 12일까지 12일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세계잼버리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것은 강원 고성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27일 전북 부안 신재생에너지테마파크 1층 조직위 사무국 컨퍼런스룸에서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제공)

◇ 코로나 이후 최대 청소년 축제…기반시설 등 늦어도 6월 완공

지난 27일 찾은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는 세계 170개국 4만3000여명의 청소년들을 맞이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었다. 경관 쉼터에 들어서자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드넓은 부지와 새만금호의 모습이 펼쳐졌다.

상·하수도, 임시하수처리장 등 기반시설은 현재 공정률 75%로 5월 완공되며 화장실 330동, 샤워장 300동 등 야영 편의를 위한 상부시설과 전력·통신시설은 6월에 완공된다. 각 서브캠프별로는 간이 급수대가 설치된다.

참가자들이 모두 모이는 대집회장, 수상활동이 진행되는 직소천 과정활동장, 잼버리병원과 종합상황실 등 지원시설로 활용할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도 모두 5~6월 중 완공할 예정이다.

잼버리 영지에 설치된 텐트. (여성가족부 제공)

이뿐 아니라 조직위는 전례가 없이 많은 인원이 한 장소에 머무는 만큼 모든 경우의 수를 대비하고 있다. 다양한 종교를 가진 참가자를 위해 기도실까지 마련하는 것은 물론 핀란드 대원들이 현지에서 공수해 온 핀란드식 사우나도 설치될 예정이다.

또한 영내에는 친환경 순환버스를 운행할 수 있는 포장도로는 물론 숙영지 이동 시 인파를 분산할 수 있는 부교(浮橋) 170여개의 와이파이 중계기, 이동통신 3사의 기지국 등이 설치돼 편의를 돕게 된다. 별도 전력은 한국전력공사와 협의해 안정적으로 공급된다.

더위를 피해 활동할 수 있는 총 7.4㎞ 길이의 덩굴터널과 안개분사시설, 부안군내 폭염대피소 7곳을 설치하는 등 혹서기 대책도 꾸렸다. 이에 더해 갑작스러운 폭우에 대비해 현장에 배수장치를 설치하고, 5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실내구호소를 341개소 마련했다.

잼버리 영지 내 주방시설. (여성가족부 제공)

◇ 베어 그릴스·스웨덴 국왕도 '관심'…달라진 한국 위상 보여줄까

1991년 제17회 세계잼버리가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가장 큰 국제 행사를 유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면, 제25회 새만금 세계잼버리는 이른바 'K-컬처'를 필두로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알린다는 데 그 의미가 클 것으로 보인다.

제이콥 머레이 세계스카우트연맹 잼버리전담국장은 "한국은 다시 한 번 세계잼버리를 유치할 수 있는 훌륭한 국가"라며 "스카우트로서 세계잼버리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는 단 한 번뿐으로, 수만명의 전 세계 스카우트들이 한국에서 열리는 새만금 세계잼버리에 참가하는 것을 매우 기대 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룬 말리크 인도로버스카우트 지도자 역시 "인도의 스카우트 회원 수가 600만명이 넘고, 그중 엄선된 사람만이 참가할 수 있다 보니 (한국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며 "인도인들이 한국의 K-컬처에 기대감이 있어 기대 이상으로 (대회가) 잘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제이콥 머레이 세계스카우트연맹 잼버리전담국장. (여성가족부 제공)

조직위는 참가자들이 모두 모이는 개영식에 IT 기술을 활용한 우리나라 오케스트라단의 무대 연주, 대형 모니터로 다른 나라와 실시간 협연하는 온·오프라인 공연과 드론 쇼를 펼친다. 8월6일 문화교류의 날에는 각 회원국의 종교의식, 문화공연과 함께 케이팝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아주 특별한 손님들도 만날 수 있다. 인기 프로그램 '인간 대 자연'으로 유명한 영국의 작가 베어 그릴스가 8월2일 개영식에 참석해 이튿날인 3일 귀국할 예정으로, 그를 동경하는 많은 스카우트 대원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성 세계잼버리 당시 방한한 바 있는 구스타프 스웨덴 국왕도 대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찾아온다.

영내 활동으로는 화랑 어워드, 숲밧줄놀이, 전통 민속놀이, 개척물 만들기,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체험 등이, 영외 활동으로는 전북 14개 시·군의 자연·전통·문화 대표시설을 활용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정서용 세계잼버리조직위 특별활동프로그램팀장은 "김치 담그기뿐만 아니라 음식 재료를 가지고 흥미를 가지며 적극 참여할 수 있는 K-푸드 관련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만금 세계잼버리 참가 스카우트 대원들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항복 잼버리 조직위 운영팀위원장, 안예성 대원, 김하랑 대원, 정서용 특별활동프로그램 팀장. (여성가족부 제공)

여기에 잼버리에 참여할 수 없는 청소년과 가족 단위 여행객을 위한 '일일방문객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세계 각국의 문화, 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회원국 전시관, 문화체험관, 종교관이 마련됐다.

스카우트 활동 3년 차를 맞아 올해 세계잼버리에 참여하게 된 낭주중학교 3학년 김하랑양(15)은 "살면서 다시 해 보지 못할 경험일 것"이라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 더 많은 문화와 언어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까지 접수된 국내 참가자 수는 약 3000명 수준이다. 조직위는 다음달 말까지 17개 시·도 교육청을 통한 참가 신청을 연장하는 등 더 많은 청소년들의 참여를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