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킥보드' 주인 "난 차 한대로 주차난, 여러대 가진 사람은 알박기"

A씨가 주차면 확보를 위해 세워뒀던 킥보드.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주차장에 킥보드를 대놓고 "임의 이동 시 고소 예정"이라고 으름장을 놔 뭇매를 맞았던 킥보드의 주인이 직접 등판했다. 그는 주차난 갈등으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연유를 설명했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주차장에 킥보드 세운 본인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전날 올라온 킥보드 주차 사진이 다음날 크게 화제가 돼 여론이 들끓자 킥보드 주인 A씨가 해명글을 올린 것이다.

그는 "너무 억울해서 글 쓴다"며 자초지종을 늘어놨다. A씨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세대당 1.77대의 주차면을 가진 아파트에 거주 중이며, 아파트는 대형 평수가 대부분이라 대가족단위가 많아 차량을 여러 대 가진 세대가 많다고 했다.

A씨네 집은 차량이 한 대 밖에 없지만 야간근무를 한다는 그는 퇴근하고 왔을 때 차를 댈 데가 없어 항상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주차면에 비해 200대가량의 초과 대수가 있다고 설명하며 주차난에 대해 관리실에도 문의를 해봤다고 했다. 가구당 차량등록 대수 현황을 알려달라고 문의한 그에게 관리실에서는 "파악이 안 된다"며 "공용공간이기 때문에 초과 차량에 대해서는 일정량의 금액을 받는다. 그리고 그 금액을 전체 관리비로 사용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A씨가 알아본 결과 현재 아파트에서는 주차 대수 2대까지는 무료, 3~4대는 3만원, 5대에는 10만원의 추가금을 부과하고 있다며 그는 낮은 추가 비용이 문제라고 했다.

이어 그는 상당수의 차량들이 알박기를 하고 있으며 주차 대수 관리를 하지 않는 관리실의 업무태만이 화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세대당 1.77대의 주차면을 가진 아파트에서 주차할 곳을 찾기 위해 뱅뱅 돌며 늘 멀리까지 가서 대야 했다는 그는 재산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입주민 중 1가구에 3대의 차량을 보유 중인 어떤 이는 A씨게 "주차하고 싶으면 직업을 바꿔라, 손가락을 잘라서 장애인이 돼라, 전기차를 사라" 등의 비아냥 거리는 말을 했다며 그는 "3대씩 대는 민폐가 없으면 제가 뱅뱅 돌다가 먼 구석자리까지 대러 가지 않아도 될 텐데요. 안 그런가요?"라며 억울해 했다.

A씨는 예전에도 주차난에 대해 해당 커뮤니티에 조언을 구하려 글을 썼던 적이 있다며 킥보드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그때 "오토바이로 알박기"를 하라는 의견을 많이 들었는데 오토바이가 없어서 집에 노는 킥보드를 사용했다고 연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A씨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누리꾼들은 그의 킥보드 주차에 대해 비판했다. "아니 그렇다고 차 대는 자리에 킥보드 놓는 게 정상입니까?", "주차난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글쓴이만이 아닐 텐데 가뜩이나 심각한 주차난에 빈자리까지 하루 종일 맡아두는 게 상식적인가요? 심정은 이해하나 방법이 이기적이고 잘못됐네요" 등의 댓글이 이어지며 A씨를 나무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A씨의 고충이 이해가 된다며 입주자 대표회의에 건의해 볼 것을 권유했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