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퇴 투쟁' 전교조 교직원 1400여명 "법외노조 철회"(종합)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조퇴투쟁에 나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들이 27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집회를 갖고 법외노조 통보 철회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News1 양동욱 기자

</figure>'전교조 법외노조화'에 항의하기 위한 전교조 소속 전국 교직원 1400여명이 서울역 광장에 모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7일 서울역광장에서 '전교조 탄압 저지·박근혜 정권 규탄·참교육 사수 전국교사대회'를 열고 "박근혜 정부는 전교조의 법외노조화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교직원들이 각 학교에 제출한 조퇴요청서의 결재가 늦어지면서 이날 대회 초반에는 1000여명(경찰 추산)의 교직원 만이 모였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대회가 시작되면서 교직원들이 계속 모이기 시작했고 대회 마지막에는 주최 측 추산 14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대부분 조퇴요청서 결재가 늦어지자 임의로 조퇴를 하고 대회 장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의 법외노조화 철회를 요구하며 오늘로 19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이날 대회에서 "단 한명의 조합원도 버리지 않고 법외노조화 철회를 요구하며 투쟁하겠다"면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4월16일 이전과 오늘이 절대 같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첫 아이가 태어날 때도,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도, 동생이 병상에 누웠을 때도 선생이기 때문에, 수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수업에 임했던 한 교사가 조퇴를 한 채 서울역 광장에 나왔다"며 "노동조합으로서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보장받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협박의 칼날에 우리가 무뎌진다면, 살짝 돌아가는 길을 선택한다면 25년간 우리가 일궈온 역사와 변화를 송두리째 내어주는 것"이라며 "4월16일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만들어 모든 아이들의 심장이 팔딱이며 뛰는 그런 세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전교조 충북지부 소속 한 중학교 교사는 "신임교사로서 학교 현장에 나와 보니 관리자가 시키는대로, 형식적인 공문과 문서를 만드느라 아이들은 뒷전이었다"며 "그러나 지금의 이 교육현장이 전교조의 노력으로 인해 과거보다 좋아진 결과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연하게 생각하는 학교 운영비, 교사들의 3개월 출산 휴가, 뇌물과 촌지를 받지 않는 학교 문화 등 이 모든 것이 전교조의 요구로 인해 변화한 것"이라며 "내가 사는 이 나라가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는 좀 더 상식적이고 건강했으면 하는 바람을 이루기 위해 전교조가 나서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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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퇴투쟁에 나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들이 27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법외노조 판결 철회 촉구집회를 마친 후 보신각 방향으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 News1 양동욱 기자

</figure>전교조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 "전교조를 지키는 것이 민주주의와 노동기본권을 지키는 것"이라며 "박근혜 정권이 전교조 죽이기에 나선 이유는 교육을 통제해 국민의 의식을 조작하고 자신들의 탐욕스런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어 "참교육과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전교조는 그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노동조합"이라며 "전교조를 법 밖으로 밀어내는 일은 모든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무력화시키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세월호 참사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이 유일한 세월호 참사의 해법"이라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사과의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박근혜 정권은 밀양 할머니들의 농성장을 철거하고 노동자들을 감옥에 가두는 등 폭력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와 김명수 교육부장관 내정자, 유임이 결정된 정홍원 국무총리 등을 언급하며 "이같은 인사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대통령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것을 국민에게 공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이날 법외노조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과 ▲교사선언 징계 시도 중단 ▲교원노조법 개정 ▲친일·극구·표절 김명수 교육부 장관 내정 철회 ▲'세월호 참사·인사 참사' 박근혜 정권 퇴진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참교육 25년의 자랑스러운 전교조 역사는 결코 중단될 수 없다"며 "위기를 기회로 바꿔, 권력의 무모한 탄압에 맞서며 전교조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6·4교육감 선거는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교육을 만들라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우리는 더이상 제자들에게 '가만 있으라' 가르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경쟁과 서열 중심의 교육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회를 끝낸 전교조는 오후 5시부터 한시간 동안 서울역광장~을지로입구~보신각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행진 도중 시민을 향해 "전교조 탄압은 민주주의의 후퇴"라며 "노동조합의 자격은 노동조합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같은 시간 청와대에 전교조 법외노조화 조치에 대한 항의서한을 전달한 전교조 집행부와 행진을 끝낸 이들은 보신각에서 만나 '교사시민결의대회'를 연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