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새 '겨울왕국'…북극발 -40도 찬 공기에 최고 20㎝ 폭설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3월 중순에 내린 최대 20㎝가량의 폭설에 전국이 마비됐다. 북극에서 내려온 강한 한기가 서해에 유입되면서 만들어진 구름은 이날 늦은 오후까지 눈·비를 뿌리다 밤에 대부분 그치겠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출근길에는 곳곳에 많은 눈이 내리며 일시적으로 교통이 마비되는 수준이었다.

전날(17일) 밤부터 18일 오전 8시까지 눈이 가장 많이 내린 곳은 강원 고성으로, 밤사이(최심신적설) 19.9㎝가 쌓였다. 강원 화천에도 14.3㎝, 철원 14.0㎝, 춘천 남이섬 13.6㎝ 등 강원 내륙과 산간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수도권에는 의정부에 13.8㎝가 쌓였고, 포천 13.5㎝, 이천 13.1㎝, 가평 12.9㎝, 서울 강북구에도 11.9㎝의 적설이 기록됐다.

충청권은 당진에 9.9㎝, 진천 위성센터 7.6㎝, 충주 노은 6.7㎝ 등으로 수도권과 강원권보다는 적었지만, 일부 지역에 비교적 많은 눈이 내렸다.

남부지방에서는 전북 무주 설천봉에 10.0㎝가 쌓였고, 진안 7.0㎝, 장수 6.7㎝ 등 전북 내륙 산간을 중심으로 눈이 내렸다. 경남 함양 서하 7.6㎝, 거창 북상 7.1㎝ 등 경남 북서부에도 적설이 관측됐다. 울릉도에는 9.1㎝가 쌓이는 등 동해안을 따라 눈발이 이어졌다.

눈 또는 비는 18일 늦은 오후 수도권과 전라권을 시작으로 그치기 시작해 밤에 전국 대부분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제주 일부 지역에선 춘분(春分, 20일) 전날인 수요일 19일 오전까지 눈·비가 내리겠다.

꽃 피는 3월에 때아닌 폭설과 한파가 몰아친 이유는 북극에서 남하한 -40도 미만의 한기 때문이다.

찬 공기가 한반도 서쪽으로 내려온 뒤 상대적으로 따뜻한 10도 안팎의 서해를 만나 50도 안팎의 온도차(해기차)를 보이며 '극 저기압'(Polar low) 소용돌이가 발생했다. 극 저기압은 강한 해양성 저기압으로, 지면에서 강한 눈·비가 내리는 조건이 된다.

기상청은 우리나라에 많은 눈이 내리는 상황을 대략 6가지로 분류하는데 그중 극 저기압형은 '대기가 가장 불안정한 시스템'이다.

다만 기상청은 이번 깜짝 추위와 폭설은 아주 이례적인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2019년과 2005년 3월에 비슷한 폭설·한파가 한반도를 덮친 적이 있다"며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시기에 나타날 수 있는 기상 현상"이라고 말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