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도 음료도 캔에…플라스틱보다 탄소중립·녹색산업 효과적

'캔투캔' 방식으로 '무한 재활용' 가능…연간 6회 다시 쓴다
양적 재활용만큼 순환 방식 고민해야…플라스틱 재활용률 8배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울 서대문구 신촌 스타광장에서 오는 13일 케냐에서 개최되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INC3)을 앞두고 '플라스틱 괴물'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1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정부가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수립을 공식화하면서 알루미늄 캔의 활용성이 주목받고 있다. 탄소 배출이 많은 플라스틱에 비해 자원순환의 이점이 큰 알루미늄 캔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4일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알루미늄 재활용률을 높여 플라스틱 대체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2035년 NDC에 포함할 전망이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도 캔을 활용한 포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2022년 펩시의 '캔 생수' 아쿠아피나, 도드람양돈농협의 캔 삼겹살 '캔돈', 비알코리아 던킨의 주문 음료 용기 '던캔' 등이 대표적이다.

알루미늄 캔의 탄소중립 효과는 원료 재사용 가능성에서 찾을 수 있다. 알루미늄 압연·재활용 기업 노벨리스에 따르면 폐 캔을 '캔투캔' 방식으로 재활용할 경우 '무한 재활용'이 가능하다.

알루미늄 캔은 다른 합금 제품과 함께 재활용할 때보다 품질과 재활용 주기를 짧게 유지할 수 있다. 노벨리스 관계자는 "폐 음료 캔을 '캔투캔'으로 재활용하면 연간 최대 6회까지 재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알루미늄협회(IAI)는 한국의 '캔투캔' 재활용 비율은 수거되는 알루미늄 캔의 37%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는 태국(78%), 호주(74%)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알루미늄 캔을 다른 용도로 재활용하면 품질이 떨어지고 재활용 과정에서 알루미늄 손실이 커진다"며 "캔을 제대로 재활용하려면 단순한 양적 재활용률뿐 아니라 '캔투캔' 순환율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캔 사용과 재활용은 탄소중립과 순환 경제 실현을 위해 중요하다. 지금까지 생산된 플라스틱의 단 9%만이 재활용된 것에 비해 알루미늄 캔은 75% 이상이 다시 사용되고 있어 재활용성과 시장성이 높다.

재활용업계에서는 폐알루미늄 캔의 분리·수거 및 선별, 재활용 체계를 강화해 재활용률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특히 알루미늄 캔을 버릴 때 내용물을 비우고 헹궈서 다른 재질과 분리해 배출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국내에서 수거된 재활용 캔이 해외로 수출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국내 기업들이 다시 해외에서 폐캔을 수입해 사용하는 실정이다.

홍 소장은 "탈플라스틱 흐름 속에서 사용량이 계속 늘어날 알루미늄 캔 순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면 '캔투캔' 재활용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시장에 맡겨둘 게 아니라 재활용 용도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화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통해 재활용 수준을 끊임없이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