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레전드 유승민, 파리올림픽 앞두고 "체육 탄소중립 꼭 필요"

"불편·불만에도 다시 골판지 침대… 모든 물품 재활용 방침"
김병지 "플라스틱 줄여 푸른 강원…K리그 전체 확대 독려"

유승민 IOC 의원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제2식당에서 개최된 '기후위기 대응 스포츠 빌드업' 토론회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의 탄소중립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뉴스1 황덕현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탁구 선수 출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유승민 선수 위원이 11일 "'기후 올림픽'을 주창한 2024 파리 하계올림픽을 비롯해 앞으로 모든 체육행사는 탄소중립이 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위원은 국회의사당 제2식당에서 열린 '기후 시대, 지속 가능한 K-스포츠 도약을 위한 역할과 과제 모색'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 위원은 지난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이어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다시 등장한 골판지 침대를 언급하며 "선수단의 일부 불만·불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모든 물품을 재사용·재활용하겠다는 게 IOC 방침"이라며 "앞으로 모든 올림픽은 탄소배출 저감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 발언대로 파리 올림픽에서는 여러 물품이 재활용으로 대체된다. 메달은 에펠탑 개·보수 과정에서 나온 금속을 사용한다. 메인스폰서 코카콜라의 음료 플라스틱병 제품은 재사용 컵을 배포하는 형태로 전환할 전망이다.

대회 운영에 필요한 전력은 100%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기로 했고, 경기장 반경 10㎞ 내 선수촌을 조성해 선수단 이동 거리를 최소화했다.

유 위원은 "사실 IOC 위원은 올림픽 시기면 전용 차량과 의전 등 국빈급 대접을 받곤 했다. 앞으로는 차량 배정도, 편의도 줄일 예정인데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웃어 보였다.

2028년 미국 LA 올림픽은 UCLA 대학 캠퍼스를 활용해 신규 건물을 짓지 않고 100% 기존 건물을 활용해 열릴 예정이다.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제2식당에서 개최된 '기후위기 대응 스포츠 빌드업' 토론회에서 김병지 강원FC 대표가 탄소중립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7.11/뉴스1 ⓒ News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이 토론회를 주최한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앞으로 국내 스포츠 부문도 IOC의 방침을 따라 탄소배출 저감 목표를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출신으로, 기후·에너지 문제 전문가로 제22대 국회에 입성했다.

김 의원은 우선 앞선 올림픽의 기후변화 대응을 비교·분석하며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는 산림조성과 생태계 보호, 탄소배출권 구입 면에서 부족했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가장 최근 국제 체육 행사인 카타르 월드컵도 탄소중립으로 열겠다고 공언했으나 숙소 부족으로 항공기 이용이 증가하면서 탄소배출이 하루 8000톤씩 추가 발생했다"며 "국내외 경기장 운영 및 선수 관리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 절감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스포츠 기본법과 국민체육진흥법 등 체육 관련법 어디에도 기후 위기 대응과 환경보호와 관련한 내용이 없다"며 국민 여론을 모아 스포츠 기본법 등 관계 법령에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내용을 넣는 개정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병지 강원FC 대표는 강원 FC 경기장 내 '투명 플라스틱 골대'를 만들어 '푸른 지구 푸른 강원 온도계' 온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지역 내 플라스틱 배출량을 줄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K리그 다른 구단들이 각자 방식으로 탄소중립을 동참하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