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비중 늘려야 탄소중립 유리…탈탄소전략이 국가 경쟁력"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2035년 감축목표 민간 의견수렴
"英은 78% 獨 88% 감축 계획…당장 이행가능한 수단 고려해야"

환경부 산하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와 기후·에너지 전문가그룹 넥스트는 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민·관 공동 2050 탄소중립…2035 NDC 의미와 추진 방향' 심포지엄을 열었다. ⓒ 뉴스1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서 석유화학 부문 배출 전망이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겪는 불황은 구조적 요인으로 생산량 회복이 어려운데 정부 전망은 기초유분 생산량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란 전제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느슨하게 잡았다는 것이다.

환경부 산하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와 기후·에너지 전문가그룹 넥스트는 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민·관 공동 2050 탄소중립…2035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의미와 추진 방향' 심포지엄을 통해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2015년 파리협정에 따라 참여국은 2020년부터 5년 주기로 NDC를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까지 2035년 NDC를 수립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앞서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40%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민간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강화해서 온실가스 감축 비율을 40%에서 늘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애널리스트 출신 김수강 넥스트 연구원은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 변화에 따라 정부의 산업 부문 감축 목표가 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해 4월 '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통해 2030년의 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존 2억 2260만 톤에서 2억 3070만 톤으로 늘려 잡았다.

그러나 국내 에틸렌 설비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가동률은 2016년부터 7년째 감소 추세다.

김 연구원은 "(국내 업체와 경쟁하는)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사업군이 확장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플라스틱 생산 규제가 강화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석유화학산업의 기초유분(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생산량은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기초유분 생산 전망을 2140만 톤으로 추산했으나, 실제는 1760만 톤에 그쳤다"며 "정부의 석유화학산업 BAU 생산량 전망이 틀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석유화학(기초유분) 대신 이차전지 등 신사업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며 "한국은 열분해 외에는 탄소중립 기술에 미온적인데 국가경쟁력 측면에서 탈탄소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주 주정부 경제발전부 차관 정책보좌관을 지낸 송애나 파란 클라이밋(Paran Climate) 대표는 "영국은 2035 감축목표를 1990년 대비 78%로 검토 중이며 독일은 2040년까지 88% 줄일 계획"이라며 "한국 역시 2030 NDC에서 크게 올려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지윤 기후변화청년단체(GEYK) 공동대표는 정부가 2050년까지 추진 중인 '탄소중립'을 2040년까지 달성해야 한다고 발언 강도를 높였다. 김 대표는 "고탄소 배출원의 종결 시점을 (2035 NDC에) 명확히 해야 하며, (이산화탄소 포집 등) 불확실한 미래 기술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당장 이행할 수 있는 수단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