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유람 감사'부터 오염수 방류까지…고개 숙인 환경장관(종합)
[국감현장] 전 감사관 '외유성 출장' 지적에 "철저히 조사할 것"
"후쿠시마 오염수 모니터링…온실가스 감축목표 합리적 설정"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27일, '업무협의'를 이유로 국립공원을 돌며 '유람'했다는 지적이 나온 전 환경부 감사관의 외유성 출장 지적에 "논란이 발생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철저히 조사해 보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또 1주일 앞으로 도래한 제3차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 "국제사회와 함께 일본이 방류 계획을 지키는지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기상청 종합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지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전 환경부 감사관 정모씨는 지난해부터 내장산국립공원과 월악산국립공원,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등 전국의 국립공원을 현장점검했다.
그러나 현장 보고는 짧게는 30분 만에 끝났고, 이후 자연 해설사를 동행한 현장점검을 진행했다. 정씨는 지난 6월 임기를 마치고 감사원으로 복귀했다.
전 의원은 "(정씨는) 산을 감사한 것이냐"면서 "정씨가 본인 지위를 이용해 환경부 산하 기관을 사유화해 움직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관이 감사원에 징계를 요구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한 장관은 "외부에서 보기엔 외유성 출장으로 보일 수 있는 그런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철저히 조사해보겠다"라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일본 도쿄 전력의 오염수 정화시설 내 오염수 분출 사고를 언급하면서 "약 100㎖가 유출됐는데,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가 정한) 연간 방사성 물질 피폭선량 한계치인 1mSv(밀리시버트)의 6.6배가 나왔다"면서 "국민이 위험을 걱정하고 있는데, 장관은 모르느냐"고 말했다.
또 도쿄전력이 2002~2020년 오염수를 유출하거나 장비 고장 등을 은폐했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도쿄전력은 그동안 엄청나게 많은 부분을 조직적으로 은폐해왔다. 정화장치를 거치지 않고 배출된 오염수가 지하수로 흘러나가고 있는 걸 어떻게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앞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는 오염수를 정화하는 설비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배관 청소 도중 오염수가 분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당시 현장에 있던 작업자들은 오염수를 뒤집어 썼고,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한 장관은 "우려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일본이 약속한 방류 계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할 경우 책임을 묻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의 허술함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박정 국회 환경노동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탄소예산 분배와 전세계 평균 감축경로 등을 근거로 "세계적 기준으로 볼 때 대한민국 NDC는 매우 부적정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환경부 주도로 NDC 목표를 다시 설정할 것을 당부했다.
한 장관은 "지금 현재는 2030년도 NDC이고, 내년도에 2035년 NDC를 설정하도록 돼 있는데, 내년도 설정 시 조금 더 폭넓은 사회적 논의를 하고 지적해 준 내용들을 충분히 검토해서 합리적인 방향으로 NDC가 설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정감사에는 대산공장 폐수 배출 의혹을 받고 있는 HD현대오일뱅크 문제와 가습기 살균필터 관련 추가 정밀조사 필요성,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와 흑산공항 등 국립공원 지정·해제와 관련한 질의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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