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 옹호' 논란 교과서 채택 학교는 집필자 소속 경북 사립고

위안부 축소·이승만 독재 옹호 논란 일어
학교 측 "정식 절차 밟아…정치 논쟁 우려"

2025년 3월 신학기부터 학교 현장에서 사용될 새 검정 교과서가 30일 공개된 가운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검정 심사를 통과한 한국사1·2 교과서 9곳의 출판사 중 한 출판사가 일본군 ‘위안부’ 서술 축소와 이승만 전 대통령을 ‘독재’ 대신 ‘장기 집권’이라고 표현 하는 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2024.8.30/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친일 옹호' 논란이 일었던 ㈜한국학력평가원의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2곳 중 한 곳이 경북 소재의 사립 A 고등학교로 확인됐다. 경북 경산 소재의 이 학교엔 해당 교과서의 집필자가 소속돼 있다.

3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고교 한국사 교과서 채택 현황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 2022개정 교육과정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전국 고등학교 2098곳 중 경기와 경북 소재 고등학교 각각 1곳만이 한국학력평가원 '한국사 1·2'를 채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경북 소재의 A 고등학교는 해당 교과서를 집필한 이병철 교사가 속한 학교로 나타났다. 이 교사는 김건호 교육부장관 청년보좌역과 함께 한국사2 Ⅱ단원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한국학력평가원의 한국사1은 전근대사와 개항기를, 한국사2는 근현대사를 다루고 있다. 이 중 한국사2 Ⅰ단원은 일제강점기, Ⅱ단원은 1987년 이전의 현대사, Ⅲ단원은 1987년 이후의 현대사를 다루고 있다.

한국학력평가원의 한국사 교과서는 내용상으로 친일 인사를 옹호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축소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또 이승만 정부의 독재를 '장기 집권'이라 표현해 독재 정권을 옹호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제주 4·3사건과 여수·순천 10·19사건 관련 대목에서는 희생자를 '반란군'이라고 표현해 문제제기를 받고 해당 표현을 삭제하기도 했다.

A 고등학교 교장은 "교육청이 정한 절차에 맞게 교과서 채택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하게 학교 교육 현장이 정치적 논쟁으로 휘말리고 있는 것을 우려한다"고 했다.

한국학력평가원의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나머지 고등학교는 경기 양주시 소재 모 대안학교FH 관련 규정을 따르지 않아 교과서 채택 절차를 다시 밟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 고등학교는 2017년 박근혜 정부 시절 유일한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로 선정됐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학내에선 강력한 반대 움직임이 일었고,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같은해 5월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교과서 정책을 폐기하면서 A 고등학교의 연구학교 지정은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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