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데뷔' 정근식 "이승만 단독정부 수립, 여러 논란 있다"
[국감현장] 취임 5일 만에 처음 교육위 국정감사 출석
조희연 특채 교사 퇴직 요구엔 "근거 없다" 소신 밝혀
- 권형진 기자,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장성희 기자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22일 "이승만 대통령의 대한민국 단독 정부 수립은 공(功)인가, 과(過)인가?"라는 여당 의원 질의에 "여러 가지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이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으로 유죄가 확정돼 직을 상실했으니 복직한 교사도 당연히 퇴직해야 한다는 주장엔 "책임을 물을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10·16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정 교육감은 취임 5일 만인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처음으로 출석했다.
그는 의원들의 정책 질의에는 대부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그러나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역사교육', '농지법 위반 의혹' 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소신있게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교육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대한민국을 세우는 과정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대한민국 단독 정부 수립은 공인가, 사인가"라고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이 묻자 "그것은 여러 가지 논란이 있을 수 있겠다"고 답변했다.
김 의원은 "지금 대한민국 정부를 부정하는 거냐"며 여러 차례 같은 질문을 하며 '서울시교육감'으로서의 입장을 물었다. 정 교육감은 "일종의 양심의 자유에 관련된 질문"이라며 "그런 질문은 교육감에게 좀 가혹하다"고 끝내 답변하지 않았다.
조 전 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으로 복직한 교사들을 당연히 퇴직시켜야 한다는 여당 의원의 거듭된 공세에도 정 교육감은 "남은 교사들에게 책임을 물을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특별채용으로) 임용된 교사 중 일부가 교직 생활 중인데 당연히 퇴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자 정 교육감은 "(5명 중) 3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며 "조희연 전 교육감이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남아 있는 3명에 대해 책임을 물을 근거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원 감사와 대법원 판결문에는 특별채용 대상의 향후 처리 등과 관련된 언급이 없다"며 "대법원 최종 판결은 합격자 본인들의 행위에 대한 유죄 판결이 아니라는 법적 자문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이 "이 분들을 부당 채용하다가 조 교육감이 유죄 판결을 받아 교육감직을 잃게 됐다. 감사원 감사에서 얘기하지 않는 것은 너무 당연하기 때문 아니겠냐"고 재차 묻자 정 교육감은 "실무진에서 심도 있는 검토를 할 것"이라고 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다시 한번 "불법적으로 채용한 교사를 해고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냐"고 질의하자 정 교육감은 "조 교육감의 행위가 불법이라고 판단한 것이지 복직된 교사들의 책임을 묻는 판단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보궐선거 과정에서 불거졌던 용인 주말농장과 관련된 농지법 위반 의혹에 대해서도 정 교육감은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반박했다.
정 교육감은 선거 운동 기간이던 11일 EBS TV 토론회에서 용인에 150평 규모의 주말농장이 있고 주말마다 농사를 짓는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농사짓는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는데, 이게 정 교육감 소유 땅이 아니라는 지적이 이날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정 교육감은 "본인의 땅이 맞느냐"는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동생 지인과 같은 땅"이라며 "형제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우애를 다지고 땀을 흘리는 땅"이라고 답변했다.
정 의원이 "왜 다른 곳에서 일하고 본인의 땅에서 일한 것처럼 사진을 제출했냐"고 묻자 정 교육감은 "울타리 자체가 하나로 돼 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정 교육감은 내년 학교에 전면 도입하는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해선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며 "교육부와 신중히 논의하고 다른 시도와도 협의해 더 나은 결론을 내겠다"고 했다.
정 교육감은 후보 시절 진보 성향의 유튜브에 출연해 AI 디지털교과서와 관련해 "1~2년, 2~3년 유예돼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입장이 왔다 갔다 하는 것 아니냐고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묻자 정 교육감은 "서울교육감에 대한 기대가 커 조금 더 신중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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