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의대 '6년→5년', 소통했다"…의대 학장 "사실 아니다"(종합)
[국감현장] "하겠다는 대학 있으면 지원하겠다는 것"
KAMC "주제로 상정된 바 없다…'불가능' 입장 밝혀"
- 권형진 기자, 박우영 기자,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박우영 장성희 기자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의대 교육과정을 6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에 대해 8일 "할 수 있는 대학의 경우 지원하겠다는 뜻"이라며 "의대 학장 등과 소통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대 학장 단체들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획일적, 강압적이 아니라 대학 자율에 맡겨서 하겠다는 대학이 있으면 교육의 질 저하가 없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학, 교수, 의대 학장, 의대생 등과 협의를 했냐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 정례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으며 여러 의견을 받아 정책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대 학장 단체인 KAMC는 즉각 입장을 내고 "학생들이 학칙에 따라 제출한 휴학계 승인 필요성을 교육부에 전달하기 위해 소통한 사실이 있으나 '의대 5년제 교육 방안'이 논의 주제로 상정된 바 없다"며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교육부는 의료인력의 연속적 배출 등의 이유로 5년제 발언을 한 바 있으나 간담회에 참석한 협회 관계자는 '5년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이 부총리는 "의료인력 수급 비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였다"며 "할 수 있는 학교를 지원하는 것이니 없으면 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첫 질의부터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김준혁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을 표절 검증 프로그램으로 검사했더니 표절률이 29%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 부총리는 "표절에 대한 여러 가지 다양한 기준이 있기 때문에 표절률만으로 표절을 (판단)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교육부가 대학의 연구윤리 부정행위를 직접 조사할 수 있는 방안을 담은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개정안을 2022년 2월 행정 예고했지만, 정권이 바뀐 이후 빠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부총리는 "대학 자율성 침해, 규제법정주의 위반 우려로 자체 규제심의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취임한 문시연 숙명여대 총장은 참고인으로 출석해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1차 회의를 했고 2차 회의 예정"이라며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지난달 19일 연구윤리위원들을 선임해 (논문 검증이) 진행 중"이라며 "연구윤리위도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김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된 장윤금 전 숙명여대 총장,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설민신 한경국립대 교수는 건강상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교육위는 국정감사를 중단하고 전체회의를 열어 야당 주도로 설 교수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를 가결했다.
이 부총리의 청년보좌역이 '뉴라이트 교과서'로 의심받는 한국학력평가원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저자로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안내자료보다 공고가 더 효력이 있다"며 "큰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교과서 저작자 요건을 명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공고문에 교육부 직원이 불가하다는 말이 없어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보좌역의 법적 책임에 대해) 내부 직원들과 협의하고 보고받은 뒤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른바 한국학력평가원의 '표지갈이' 의혹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한국학력평가원이 역사 교과서 검정 통과를 위해 2007년 출판된 문제집을 허락 없이 베껴 교과서를 출판했다고 지적했다.
김수기 한국학력평가원 대표는 "저작권법상 저작자가 한국학력평가원으로 돼 있다"며 "원작자에게 계약서를 통해 양도받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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