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초래한 尹, 수수방관 장관도 검사"…고검 검사 "참담하다"
위성국 고검 검사 "검사 고위직 수준 이 정도냐"
"획일적 운영·순응적 조직문화… 박 장관, 떳떳하지 않아 보여"
- 황두현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로 탄핵 심판대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두고 고검 검사가 "검사 출신 고위직 수준이 이 정도냐"며 검찰 조직 문화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위성국 서울고검 검사(52·사법연수원 28기)는 지난 13일 저녁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사태를 초래한 대통령도, 수수방관한 법무부 장관도 모두 검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더욱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위 검사는 "탁월한 수사 능력을 인정받았고 범죄자 앞에서 당당했던 그분들이 도대체 왜 계엄과 같은 참사의 주역이 되었을까"라며 "획일화된 조직운영과 순응적 조직문화라는 자화상에서 원인을 찾고자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검찰은) 특정부서 출신이나 특정 라인 일변도의 승진 인사와 검사장 등 핵심보직 독식, 수사 결과에 책임지지 않는 성과주의, 상사의 지시나 의견에 대해 자유롭게 반대의견을 내지 못하고 동조하는 순응적 조직문화 등이 만연한 환경에서 오랫동안 길들어 온 까닭이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다.
또 "성과를 우선시하는 수사 능력이 곧 검사 능력이고 관리능력이라는 편견도 한몫했을 것 같다"고 했다.
위 검사는 계엄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박 장관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놓았다.
그는 "검찰을 포함한 공무원은 상사의 부당한 지시나 명령에 따르지 않아도 된다고 배운다"며 "계엄 과정에서 장관님이 그런 역할을 해주셨기를 기대했다"고 남겼다.
이어 "계엄 해제 이후라도 법무행정을 책임지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친애하는 법무 가족들'에게 계엄 과정에서 있었던 일련의 일들에 대해 소상히 알리고 밝혀서 이해를 구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위 검사는 박 장관이 국회에서 '수사를 받게 되면 수사 과정에서 밝히겠다'는 취지로 답변하는 보고 "스스로도 뭔가 떳떳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형식적인 대답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검찰총장 출신인 윤 대통령이 45년 만에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탄핵심판대에 오르면서 검찰 내부에는 "참담하다", "부끄럽다"는 반응이 잇따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 친정인 검찰도 특별수사본부(특수본)를 꾸리며 내란 혐의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1일 윤 대통령에 전날 출석을 요구했고, 이에 응하지 않자 2차 소환을 통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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