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금·협박에 지구대 쫓아가 행패 부린 불법 대부업체 일당 2심서 감형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지인에게 인터넷 도박을 하라고 종용해 수천만 원의 빚을 지게 만든 뒤 금품을 갈취하려 한 불법 대부업체 일당이 2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2부(부장판사 최해일 최진숙 김정곤)는 22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공갈)등 혐의로 기소된 이 모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 씨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나머지 일당들에 대해서도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했다. 이들은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들이 미등록 대부업을 하면서 피해자를 감금해 갈취하려다 미수에 그친 점, 파출소를 찾아가 피해자를 협박한 점 등 범행이 무겁고 죄책 또한 무겁다면서도 1심의 사실 판단에 일부 오인이 있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씨가 빌려준 건 현금이 아닌 게임포인트로 보인다"며 "채권 추심법에서 말하는 채권 추심자 지위에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채권 추심자임을 전제로 한 채권추심법 위반은 전부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1심에서부터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 2심에서도 피해자가 피고인을 위해 탄원서를 제출한 점 등을 참작했다며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 씨 등은 평소 알고 지내던 A 씨가 인터넷 도박을 하게 했다가 수천만 원의 빚을 지자 2023년 7월 감금해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A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신변 보호를 위해 A 씨를 지구대로 데려가자 지구대까지 따라와 위협적인 언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 등은 2020년부터 10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관할관청에 등록하지 않고 2억 7000만 원 상당을 고리 대출한 혐의도 받았다.

이들 중 일부는 폭력 조직원들과 함께 문신을 드러내고 촬영한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는 등 조폭 행세를 했다. 또 술을 마시고 병원 응급실을 찾아 의료진을 상대로 난동을 부린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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