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성매매 업소 건물만 몰수, 토지까지는 과도해"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성매매 업소로 제공된 건물을 몰수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토지를 압수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8일 성매매알선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영등포 도심역세권 도시정비형재개발사업 조합장 60대 남성 A 씨 등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및 건물 몰수 처분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씨는 배우자 B 씨와 함께 영등포구에서 성매매업소를 운영한 혐의로 지난 2021년 10월 불구속 기소됐다. A 씨는 이후에도 성매매 장소를 제공하다가 지난해 4월 추가로 기소됐다. 두 사람은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 6개월, 1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1심에선 범죄 수익을 환수하고 추가 범행을 막겠다며 A 씨 소유 건물과 토지를 몰수 보전해달라는 검찰의 청구가 받아들여졌다.

반면 2심에선 건물 몰수만으로 재범 가능성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성매매 업소 건물 몰수만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는 "건물을 몰수하는 이상 대지인 토지를 몰수하지 않더라도 동종 범죄를 실행할 위험성이 없고 건물과 별도 부동산인 데다 재개발이 되면 경제적 가치가 클 것으로 보며 비례의 원칙에 반한다"고 봤다.

이후 검찰은 "토지 및 건물 전체를 몰수하지 않는다면 피고인은 성매매 알선 범행에 사용된 부동산을 통해 막대한 재개발 이익까지 추가로 취득하게 되는 부당함이 있다"며 상고했다.

하지만 대법원도 건물 몰수는 적법하지만 토지까지 몰수하는 것은 A 씨에 대해 과도하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