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속였다"…'330억 먹튀' 마포 고깃집 사장, 2심도 징역 13년

자산가 행세하며 "이자 주겠다" 투자 권유…338억 챙겨
"피땀 어린 돈인 줄 알면서 사기 쳐"…1,2심 징역 13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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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면서 10년이 넘게 주변 이웃들을 속여 330억 원을 편취한 60대가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1부(부장판사 정재오 최은정 이예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66)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2008년부터 2023년 무렵까지 10년이 넘게 자산가인 척 피해자들과 주위 사람에게 허세를 부리며 사치스럽게 살아간 돈은 피해자들이 피고인 운영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근무하며 모은 돈, 미용실을 운영하면서 모은 돈, 가게보증금과 소상인 대출받은 돈, 새벽까지 고객 한 사람 한 사람 만나가며 영업하고 학원 강사를 해서 모은 돈, 가족, 친지, 형제나 지인에게서 끌어모은 돈, 살던 집을 처분한 돈 등으로 피해자들의 피땀 어린 삶과 역경이 그대로 담긴 돈"이라며 "피고인은 이런 사정을 충분히 알면서 피해자들에게 사기를 쳤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피고인에게 사기당했다는 소리에 실신하기도 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남편 치료비가 없어 치료도 못 해주는 고통 등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거기에서 헤어날 길이 그다지 보이지도 않는다"며 "피고인이 편취한 돈 중 아직 피해 복구되지 않은 돈이 70억 원이 넘고,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엄벌을 계속 간절히 탄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사정과 제반 양형 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이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벼워서 형이 부당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는 피고인이 2023년 9월 이 사건으로 괴로워 자살 기도를 한 적이 있다거나 녹내장으로 눈이 거의 보이지 않으며, 피해 복구에 피고인의 딸이 거들고 있다는 사정까지 참작해 보아도 마찬가지"라면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16년간 고깃집을 운영한 A 씨는 주변에 자산가 행세를 하면서 16명의 피해자로부터 약 338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주변 이웃들에게 "투자금을 주면 원금을 보장하고 월 2% 이상의 이자를 주겠다"고 속여 돈을 받았다. A 씨는 과거 남편의 사업이 성공해 큰돈을 벌었으며 식당은 소일거리로 운영한다며 주변에 재력을 과시했다. A 씨는 범행 과정에서 고급 식당으로 데려가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A 씨는 딸의 계좌로 투자금을 받아 이자를 주다가 지난해 9월 돌연 잠적했다. 피해자들은 A 씨를 고소했고, A 씨는 결국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범행의 경위나 내용, 수법에 비춰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특히 피고인의 범행이 10년 이상 이어져 오면서 피해자의 수와 규모가 계속 확대됐고, 대부분 서민인 피해자들은 오랜 기간 힘들게 모아온 노후 자금뿐 아니라 심지어 가족이나 친지들로부터 빌린 돈까지 편취당해 경제적 어려움을 넘어 심각한 정신적 고통 속에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비난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편취 금액에서 원금 또는 이자 명목으로 반환한 돈을 제외하면 수십억 원의 돈이 어떤 형태로든 남아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임에도 현재 자신 명의의 재산이 전혀 없다며 피해 회복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는 의문"이라며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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