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도이치'도 무혐의…"권오수 범행 인식 못했다"(종합)

방조도 무혐의,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도 혐의 없음
"권오수가 초기투자자 자금 범행 활용한 것이 사건 실체"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검찰이 17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혐의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이용됐지만 일부 계좌는 위탁된 상태였고 직접 매매한 것 역시 주가조작을 모른 채 진행됐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공모해 지난 2010년 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증권계좌 6개 계좌를 위탁하거나 권 전 회장의 요청에 따라 매매해 시세조종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시세조종사범 등과 시세 조종을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매도·매수 주문해 시세조종에 가담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일임·직접운용 계좌 모두 증거없음…관련자 "시세조종 알린 적 없어"

김 여사는 일임 계좌(신한투자·DB증권·미래에셋·DS증권 계좌) 4개와 직접운용 계좌(대신증권·한화투자) 2개로 시세조종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았다.

이중 3개(대신·미래에셋·DS증권) 계좌가 시세조종에 해당한다는 1·2심 판결이 있었다.

검찰 조사에서 김 여사는 일임 계좌와 관련 "소개받은 주식 전문가나 증권사 직원에게 계좌 관리를 일임해 시세조종 거래가 있는지 몰랐고 계좌관리인이나 권 전 회장이 시세조종 범행을 하는지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계좌관리인 역시 모두 "김 여사에게 시세조종 내지 주가 관리를 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고 김 여사가 그런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김 여사에 대해 권 전 회장의 지인으로 권 전 회장에게 활용된 계좌주 정도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결국 검찰은 시세조종성 주문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이 시세조종을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계좌를 일임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직접운용 계좌 역시 김 여사는 권 전 회장이 아닌 증권사 직원 등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직접 매매를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 여사가 권 전 회장의 연락을 받고 증권사 직원을 통해 주문을 제출했을 것이라 추정했다. 하지만 해당 연락의 내용, 당시 상황, 김 여사의 인식 등을 확인할 증거가 없고 권 전 회장이 범행을 숨기고 단순 추천을 통해 매도 요청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결국 김 여사의 계좌에서 통정매매 주문이 있었지만 권 전 회장의 연락이 있었을 것 같다는 정황만으로는 김 여사가 범행을 인식하고 시세조종에 가담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방조 유죄 손씨, 김 여사완 달라…최은순, 마찬가지로 초기투자자"

검찰은 이번 사건에서 전주 역할을 해 2심에서 방조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받은 손 모 씨와 김 여사는 달리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검찰은 손 씨의 경우 단순한 전주가 아닌 전문투자자로 2차 주포의 요청에 따라 주식을 매매하며 직접 시세조종을 주문하는 등 시세 조종 사실을 인식한 것과 달리 김 여사에 대해선 이런 사정과 정황이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 여사를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와 마찬가지로 초기 투자자로 봤다. 권 전 회장을 신뢰해 투자하던 과정에서 권 전 회장의 요청으로 자금, 계좌를 제공한 것일 뿐 시세조종 범행을 인식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검찰은 이에 최 씨를 혐의없음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주포들의 요청에 따라 도이치모터스 주식 상장 전부터 투자해 온 김 여사 등 초기 투자자들의 계좌와 자금을 권 회장의 범행에 활용한 것이 실체"라고 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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