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무혐의' 불복 예고했지만…불기소 뒤집힌 사례 '7.5%'
서울의소리, 항고·재정신청 등 불복 예고…"추가 증거 제출"
항고사건 10건 중 9건 기각…법조계 "결론 뒤집기 어렵다"
- 황두현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서울의소리 측이 검찰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불기소 처분에 반발, 항고와 재고발을 예고하면서 여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의소리 측이 항고와 재정신청 등을 이어간다면 결과에 대해 최대 4번 재검토를 요구할 수 있다. 다만 낮은 인용률 등을 고려하면 재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법조계의 평가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의소리 측은 이날 대검찰청에 항고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항고는 지방검찰청 등 일선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해 고소인 또는 고발인이 고등검찰청의 추가 판단을 구하는 불복 절차다.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지난 4일 "앞으로 항고와 재항고, 재정신청을 할 것이고 그것마저 기각되면 헌법재판소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항고장이 접수되면 서울고검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사건을 송부받아 수사 적정성을 검토한다. 통상 항고 사건은 불기소 결정문을 바탕으로 사실관계 정립, 법리 검토, 관련 판례 등을 살핀다. 검찰은 김 여사 무혐의 근거로 "범죄가 인정되지 않고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결정문에 적시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항고 신청이 수사팀 판단과 다른 사실관계를 주장하거나 다른 판례, 추가 증거를 제출하면 판단이 늦어질 수도 있다. 서울의소리 측은 혐의 성립 근거를 담은 추가 증거를 제출할 예정이다.
백 대표는 앞서 "(김 여사 측에 건넨) 샤넬 화장품과 향수, 양주 등이 모두 뇌물죄가 성립한다고 보고 최재영 목사의 증언을 포함해 고발할 때보다 열 배 많은 증거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항고 사건 결론은 비교적 오래 걸리는 편은 아니다. 검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해 접수된 항고 사건 1만 8638건 중 결론이 난 사건이 1만 8540건에 달한다. 약 0.5%만 다음 해로 결론이 넘어간 셈이다.
지방검찰청 판단이 부당하다고 판단할 경우 수사팀에 재수사(재기수사)를 요청할 수도 있다. 수사팀이 스스로 판단을 번복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고검이 직접 수사(직접경정)할 수도 있다.
지난해까지 고등검찰청의 누적 항고 사건 2만375건 중 공소제기·재기수사·주문변경명령 등 불기소처분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판단이 나온 사례는 1526건(7.49%)에 불과하다. 10건 중 9건 이상은 기각 또는 각하 판단이 나왔다.
고검이 항고를 기각하면 서울의소리 측은 30일 이내에 대검에 재항고하거나 10일 안에 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 법원이 재정신청을 받아들이면 검사는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다만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재정신청 중 공소제기 결정이 내려진 비율은 0.6%(2만1139건 중 121건)에 불과하다.
법조계에서는 앞서 수사팀과 대검찰청이 모두 무혐의 결론을 낸 데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수사 결과가 번복될 여지는 없다고 본다. 두 차례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 등을 거치며 충분한 검토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고검 근무 경력이 있는 검사 출신 변호사는 "명품백 사건은 수사 단계에서 검찰총장 판단까지 거친 사안이라 고검 검사가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낮은 재정신청 인용 비율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결론이 나온 사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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